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향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FOMC에서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0.50%포인트)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가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는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연말까지 두 번 더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총 0.5%포인트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최근 경제 지표 개선에 따른 낙관적인 전망에 기반한 것이며,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경제 성장 자신감↑...GDI 상향 조정 등 긍정적 신호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 지표 개선에 주목하며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국내총소득(GDI) 상향 조정은 경제의 하방 위험을 완화하고 소비 지출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GDI는 국내총생산(GDP)과 함께 경제 성장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생산량이 아닌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 GDI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GDP와의 격차가 줄어들었고, 이는 경제 성장에 대한 연준의 우려를 완화시켰다. 파월 의장은 "경제는 견고한 상태"라며 "우리는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자신감...점진적 금리 인하 기조 유지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은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며, 최근 데이터는 2%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특히 상품 가격 하락과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 안정세는 물가 안정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그는 "미리 정해진 경로는 없다"며 "위험은 양면적이며, 우리는 회의를 거듭하며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향후 경제 지표와 물가 상승률 추이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금융시장, 파월 발언에 '점진적 금리 인하' 전망 강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0.25%포인트 단위의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시장은 향후 고용 지표 등 경제 지표 발표에 주목하며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을 예측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하며 상승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 "연준, 데이터 의존적 통화 정책 유지할 것"
전문가들은 연준이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유연하게 통화 정책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는 질서 있는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고용 지표가 크게 악화될 경우 0.5%포인트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8월 근원 인플레이션이 2.7%를 유지한 점을 언급하며 "너무 빠른 금리 인하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다만, 향후 경제 지표와 물가 상승률 추이에 따라 통화 정책 방향이 변경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에 주목하며 신중하게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