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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매운맛 사랑, 라면으로 본 매운맛 진화史

황성수 CP

2024-10-15 14:14:00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심지어 개운함까지 느낀다는 한국인에게 매운맛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매운맛 제품은 바로 ‘라면’이다. 해외에서 느끼한 음식을 먹거나, 해장이 필요할 때 얼큰한 라면 한 그릇을 떠올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국민에게 사랑을 받는 매운 라면도 세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농심 ‘신라면’, K-매운맛의 첫 페이지를 열다

국내 매운맛 라면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1986년 등장한 농심의 ‘신라면’이다. 농심은 라면 시장에서 승자의 자리를 거머쥐기 위한 포석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에 집중한 제품을 선보였다. 실제로 신라면은 출시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순한 맛 위주였던 당시 라면 시장에서 매운맛 라면의 선도 주자가 됐다. 신라면의 성공 이후, 국내 라면 제조사들은 너도나도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을 발빠르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오늘까지 대표적인 매운 라면으로 꼽히는 오뚜기 ‘열라면’도 사실 신라면의 인기에 다시 부활한 제품이다. 1997년 출시된 ‘열라면’은 오뚜기에 인수되기 전 ‘청보식품’에서 신라면보다도 1년 먼저 출시했던 매운 국물라면의 시초였다. 크게 주목받지 못해 인수와 동시에 단종되었던 제품이 신라면으로 시작된 매운 라면 열풍에 재출시되기에 이른 것이다.
2009년 팔도는 명동의 유명한 라면 맛집 ‘빨계떡’의 제품을 브랜드화한 ‘틈새라면’을 선보였다. 틈새라면은 ‘신라면 보다 6.5배 더 매운’ 8557스코빌 지수를 내세워 대중들의 시선을 끌었다. 실제로 출시 당시 월 평균 12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에 빠르게 잡았으며, 2012년에는 국내에서 가장 매운 라면으로 다시 한번 매운 라면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현재까지 국민 브랜드로 장수하고 있는 ‘신라면’은 제품 자체의 인기를 넘어 시장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매운 라면 1세대의 포문을 열었다.

삼양 ‘불닭볶음면’, K-매운맛을 전세계에 알리다

매운맛 라면 시장 경쟁은 2010년 절정기를 맞았다. 2010년대에는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는 매운맛 라면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2세대 매운맛 다양화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 시작은 2010년 대 등장한 삼양의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신라면과 달리 국물이 없는 볶음면 형태의 제품이었으며, 극한의 매운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또한 개인의 취향에 맞게 다채로운 매운맛을 즐길 수 있도록 까르보, 치즈, 짜장 등 다양한 맛과 접목시켰다.

불닭볶음면은 유명 먹방 유튜버, K팝 스타들이 불닭볶음면을 먹는 챌린지 콘텐츠가 유튜브 및 SNS등을 타고 전세계적 유행처럼 번지며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유명인들이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에 괴로워하는 모습은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경험해보고 싶어했고, 이러한 현상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까지 이어졌다. 이에 국내 라면 업계에선 아름의 ‘염라대왕라면’, 팔도 ‘틈새라면 극한체험’, ‘킹뚜껑’ 등… 높은 스코빌 지수를 내세운 챌린지성 매운맛 라면들이 잇달아 출시됐다.

하림 ‘맵싸한맛’, K-매운맛에 깊이를 더하다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 라면으로 본 매운맛 진화史

2020년 대는 한층 더 진화된 매운 맛과 향 등을 갖춘 3 세대 매운맛 라면 경쟁이 시작됐다. 기존 강렬한 자극을 주던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에 질린 소비자는 자연의 재료 본연의 깊고 맛있는 매운맛을 즐길 수 있는 라면을 원했다. 이에 소고기, 청양고추, 대파, 마늘, 조개 등을 넣은 삼양의 ‘맵탱’, 마늘과 후추를 더한 오뚜기 ‘마열라면’, 세계 4대 유명 고추를 넣은 하림의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 등이 줄이어 출시됐다. 특히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 맛은 고추 본연의 ‘맛있게 매운맛’으로 소비자의 높아진 입맛을 제대로 공략했다.

하림은 3세대 매운맛 국물라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그간의 매운맛 트렌드를 무작정 쫓지 않았다는 점이다. 깊이감이 있는 자연의 매운맛을 원하다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점이 신의 한 수였다. 그렇게 하림은 차별화된 하림만의 매운맛 라면 라인업을 단단하게 확장, 매운맛 라면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넓히는 역할 역시 톡톡히 해냈으며 이로 인해 국내 매운맛 라면 시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받았다.

‘장인라면 맵싸한맛’은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등 맵기로 유명한 세계 4대 고추를 엄선해 깊은 매운맛을 구현했다. 출시 이후 각종 SNS와 쇼핑몰에는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닌 고추 본연의 개운하면서 얼얼한 매운맛’이라는 긍정적인 후기가 쏟아졌고, 이런 소비자의 호평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스코빌지수가 12,000SHU에 이르는 한정판 제품 ‘매움주의 장인라면’을 선보였다. ‘매움주의 장인라면’은 ‘장인라면 맵싸한맛’의 기존 양념장에 ‘부트졸로키아’와 ‘하바네로’의 양을 늘려 매운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구운 편마늘과 페페론치노, 베트남고추를 원물 그대로 건더기로 담아 맛있고 깊은 매운맛을 더했다.

황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h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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