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대형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UAL)의 주가가 12.44%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전날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항공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4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항목을 뺀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33달러로 8.8%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조정 EPS 전망치를 2.50~3.00달러로 제시하며, 분석가들의 예상치(2.68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성 없는 용량 시장에서 빠져나가"… 업계 회복 신호탄
유나이티드 항공 경영진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항공 업계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이 없는 용량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수익 추세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 회복 과정에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항공업계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항공업계는 고정 비용이 높은 산업 특성상 경쟁 심화에 취약하다.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확대로 수익성이 악화되었지만, 최근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 가치 제고… 팬데믹 그림자 벗어나나
유나이티드 항공은 15억(약 2조430억원)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유통 주식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미국 정부에 발행했던 일부 워런트를 상환하여 200만 주를 매입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팬데믹 기간 중 부채 증가와 주식 희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나이티드 항공이 재무 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항공업계, 팬데믹 긴 터널 벗어나… 새로운 도약 기대"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는 이날 급등에도 불구하고 2018년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에 비해 약 25%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3분기 호실적과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비롯한 항공업계가 팬데믹의 긴 터널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항공 여행 수요 증가와 유가 안정세, 업계의 효율성 제고 노력 등이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