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5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애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고 배런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칩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4.1% 상승한 143.71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로써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5000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7월 9일 애플이 처음으로 달성한 기록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5950달러로, 엔비디아와의 격차는 근소하다.
엔비디아의 이번 랠리는 지난주 대만 TSMC가 발표한 긍정적인 실적 전망과 블랙웰 프로세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I 컴퓨팅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5일 예정된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과 로봇 개발에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고 있어, 테슬라의 실적은 엔비디아의 향후 매출 전망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7월 "엔비디아 GPU 수요가 너무 높아 공급이 부족하다"며 GPU 확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엔비디아의 GPU 품귀 현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3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 전망치도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320억~330억 달러로 제시하며,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엔비디아의 매출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AI 컴퓨팅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다. 월가는 이들 기업의 3분기 자본 지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 개발에 나설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자체 칩 개발은 엔비디아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서스퀘하나(Susquehanna)의 분석가 크리스토퍼 롤랜드는 "AI 칩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가 더욱 뛰어난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AI 시장의 성장과 함께 'AI 황제'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