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이 23일(현지시간) 급락세를 보이며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시장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9.94포인트(0.96%) 하락한 4만2,514.9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3.78포인트( 0.92% ) 내린 5,797.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 지수는 296.48포인트(1.60% ) 떨어진 1만8,276.6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모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 9월 2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 악화를 반영했다.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 7월 이후 최고치 경신…금리 인상 우려 재점화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 것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급등이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4.25%를 돌파하며 7월 26일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10월 들어서만 44베이시스포인트(bp) 급등한 것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 우려도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평가하고 있다"며 "금리가 더 오래 높게 유지될수록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제의 일부는 아직 금리 상승의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현실에 맞춰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경제는 균형에서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대형 기술주 약세…애플, 엔비디아, 메타 등 주가 하락
이날 증시에서는 대형 기술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은 2.16% 급락했고, 엔비디아도 2.81% 하락했다. 메타, 넷플릭스, 아마존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슈테 CIO는 미국 증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부분이 대형주라며, 경기 침체 위험이 남아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맥도날드, 식중독 사태 여파로 주가 하락…다우 지수 하락에 기여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맥도날드는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사의 쿼터파운더 버거와 관련된 대장균 발병으로 10명이 입원하고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여파로 4% 이상 하락했다. 맥도날드의 주가 하락은 다우 지수 하락분의 100포인트 이상을 차지하며 지수 하락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투자자들,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 방향 주시…불확실성 속 변동성 확대 전망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경제 지표와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