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깜짝 실적 발표 이후 랠리를 이어가며 주가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4% 상승한 269.19달러에 마감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틀간 25% 급등하며 올해 초부터 이어진 손실을 만회하고 8.4% 상승 전환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테슬라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3분기 매출 251억 8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72센트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인 253억 7000만 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58센트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환경 규제 크레딧 판매 수익 7억 3900만 달러와 자율주행 시스템 'FSD' 수익 3억 2600만 달러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JP모건 체이스는 보고서에서 "환경 크레딧은 수익과 현금 흐름의 지속 불가능한 원동력"이라고 지적했지만,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머스크, "내년 車 성장률 20~30%…자율주행 로보택시 시대 열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차량 성장률이 20~3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저가 차량 출시와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팩트셋이 조사한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1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머스크는 또한 2026년 말까지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기존 차량을 활용한 무인 승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머스크의 자율주행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CNBC에 따르면 번스타인 분석가들은 "머스크는 FSD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며 "테슬라의 로보택시 기술은 경쟁사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 심화 속 중국 시장 공략, 수익성 확보 과제
테슬라의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는 34% 못 미치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BYD, 지리, 리오토, 니오 등 경쟁사들의 성장세와 포드, GM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투자 전략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지만, 경쟁 심화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향후 실적 발표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 상황, 경쟁사 동향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테슬라의 미래는 자율주행 기술의 성공적인 상용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스크가 제시한 '로보택시 시대'를 실현할 수 있다면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여전히 난관에 봉착해 있으며,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가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