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6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 전병휘씨(1988년생 하청업체 '조운산업' 배관 조공)가 작업 중 쓰러져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30대의 젊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이 사건은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475번째 중대재해로 기록됐다. 이번 사고는 또 다시 현대중공업 안전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사건 발생 직후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사과와 고용노동부의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전병휘씨가 밀폐공간에서 아르곤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일산화탄소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고인의 죽음을 개인 질환으로 인한 것으로 몰아갔다고 했다.
부검 결과 전병휘 씨의 뇌와 심장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가스 누출이나 독성 물질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진상 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더욱이, 금속노조는 하청업체인 조운산업이 사고 경위에 대해 유족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진술이 번복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어 사고 원인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안전통합경영실장으로서 회사의 안전 관리와 관련된 중책을 맡고 있다.
노 대표는 안전 최우선 경영을 강조하며, 2022년부터 중대재해 없는 사업장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하청노동자의 사망사건은 그가 이끌고 있는 안전 경영 체계의 연속성과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높은 재정적 기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인명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소홀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여파로 금속노조는 기업이 안전과 노동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을 경우,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 대표는 중대재해 없는 1000일 달성을 목표로 하며 안전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이 목표가 현실의 위험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도 울산조선소에서 발생한 사고로 이 목표는 물거품이 되었던 만큼, 실질적인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하청노동자 사망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근본적인 안전 문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상기시킨다. 노진율 대표는 향후 이 사건의 책임을 다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회 각계에서의 감시와 관심도 필수적이며, 현대중공업은 이제라도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