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S&P 다우존스 지수 위원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반도체 기업 인텔을 다우지수에서 제외하고, 그 자리에 엔비디아를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8일부터 적용된다. 인텔은 1999년 다우지수에 편입된 이후 25년 만에 퇴출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4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최근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엔비디아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반면 인텔은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뒤처지고, 핵심 사업인 PC 및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으며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들어 인텔의 주가는 50% 이상 하락했으며, 현재 주당 23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는 가격 가중 지수로, 주가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인텔의 주가 폭락은 지수 내 비중을 크게 낮췄고, 결국 퇴출의 주요 원인이 됐다. 현재 인텔은 다우 지수에서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CNBC에 따르면 S&P 다우존스 지수의 수석 지수 분석가 하워드 실버블랫은 "인텔의 퇴출은 반도체 섹터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엔비디아는 최근 인텔을 제치고 최대 칩 제조업체로 올라섰으며, 다우 지수에 편입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다우지수의 18%에 해당하는 막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주가는 셰브론에 이어 21번째로 높다. 5월에 10대 1 주식 분할을 단행한 것도 다우 지수 편입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정으로 다우지수에서 기술 산업의 비중은 18.9%에서 약 19.5%로 소폭 증가한다. 하지만 시장 가중치는 약 58%에 달해 여전히 기술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한편, 알파벳과 메타는 아직 다우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알파벳은 클래스 A와 클래스 C 주식이 모두 상장되어 있어 편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메타는 주가가 562달러로 매우 높아 다우지수에 편입될 경우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게 커질 우려가 있다.
실버블랫 분석가는 "알파벳과 메타의 다우지수 편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다우지수는 30개 기업으로 구성되며, 새로운 기업을 편입하려면 기존 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텔의 퇴출과 엔비디아의 편입은 급변하는 기술 산업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향후 다우지수 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다우지수 내에서도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