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9, 10회에서 정은채가 연기하는 문옥경은 아편 스캔들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며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리고 날 선 분위기 속에서도 ‘바보와 공주’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지만, 매란국극단에서 나가 영화를 하겠다고 선언하며 반전을 선사했다.
정은채는 강렬한 연기로 충격을 안겼고, 혜랑(김윤혜 분)에게 “혜랑아 오늘 네 연기 최고였어. 잘 있어, 공주님”이라고 차갑지만 설레는 작별 인사를 전하며 마지막까지 혜랑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달 나게 만들었다.
방송 초반 정은채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김태리 분)을 발견하고 그를 국극으로 이끌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자명고’에서 국극의 황태자다운 압도적인 연기와 소리를 선보이는 등 밀도 높은 열연으로 흡인력을 높였다. 또한 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국극 스타지만, 권태에 빠져있고 속을 알 수 없는 공허한 캐릭터의 속내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혜랑과 애틋하면서도 싸늘한 관계를 이어가며 극에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정년과 영서(신예은 분) 등 매란국극단원들과 다채로운 호흡을 자랑하며 재미를 더했다. 특히 국극에 권태를 느끼는 중에도 후배들과 자신의 팬들에게는 다정하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이렇듯 정은채가 ‘정년이’에서 보여준 놀라운 연기와 케미스트리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끝없는 대본 탐구, 동료 배우 및 스태프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을 도맡아 하고 있는 국극 최고의 황태자 캐릭터 구현을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연습, 그리고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연기는 시청자들이 문옥경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