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연음란죄 발생 건수는 2018년 2,612건, 2019년 2,960건, 2020년 2,606건, 2021년 2,518건, 2022년 2,343건으로, 해마다 평균 약 2,600건의 공연음란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신고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공연음란 사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음란죄는 공개된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로 불쾌감을 유발하는 범죄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지만 가장 흔한 수법은 자위행위다. 최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1심 판결을 받은 공연음란 사건 532건 중 55%가 자위행위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성기나 신체 부위를 노출하거나 전신을 드러내는 등의 범죄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공연음란 범죄는 그 심각성보다 웃음의 소재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바바리맨'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여전히 유머와 농담의 대상이 되어 왔다. 대중 매체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바바리맨’ 캐릭터는 범죄 행위가 아닌 단순한 불쾌한 행동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범죄의 본질을 왜곡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의도치 않게 성적 행위에 노출된 피해자들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서 심리적 충격을 받거나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아동, 청소년 등 미성년자 피해자들에게는 더욱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형,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구류,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강압적인 방법으로 음란행위를 목격하게 강요할 경우, 강제추행죄 등 더욱 중한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공연음란 행위는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로 해석되어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공연음란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공연성'과 '음란성'이라는 두 가지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연성은 불특정 다수인이 해당 행위를 목격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하며, 음란성은 일반인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성적 도의에 반하는 행위가 이루어졌을 때 성립된다. 따라서 단순한 신체 노출만으로는 공연음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고 있는 것은 공연음란죄에 해당하지 않지만, 일부러 성기나 민감한 부위를 노출시키는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YK 안수지 형사전문변호사는 “사회적으로 범죄자가 유머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공연음란죄를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 공연성과 음란성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 이상, ‘단순히 옷을 벗었을 뿐’이라는 변명은 결코 통하지 않으며, 범죄를 축소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