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기승… 돈 잃었어도 처벌 피할 수 없어

근 몇 년간 불법 도박이 한국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023년 10월 4일부터 5월 3일까지 강원 지역 등 전국 104곳에서 불법 홀덤펍을 운영한 업주와 딜러 577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또한 강원경찰청은 베트남 호치민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1,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취급한 283명을 검거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불법 도박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성인은 물론 미성년자까지 도박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불법 도박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다. 사람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불법 도박에 손을 대는데,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불법 도박 사이트는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게임에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은 그것이 불법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불법 도박에 빠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폭력, 절도 등 추가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불법 도박은 도박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행위와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행위로 나뉜다. 전자는 다른 사람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단순히 도박에 참여하는 경우에 비해 더욱 무겁게 처벌된다. 도박개장죄가 성립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도 모두 추징, 몰수의 대상이 된다.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에는 상습성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단순히 일회성 참여라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지만, 상습성이 인정된다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불법 도박의 종류도 처벌 수위를 결정짓는 요소다. 형법상 도박죄가 아니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나 사해행위 등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지게 된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은 주로 불법 스포츠토토에 적용되는데,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관리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직접 참여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무법인 YK 은지민 형사전문변호사는 “불법 도박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유발하는 심각한 범죄다. 오늘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불법 도박이 확산되면서 재판부 또한 처벌을 점점 강화하는 상황”이라며 “불법 도박으로 돈을 잃었기에 스스로를 피해자라 여기기 쉽지만, 불법 도박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혐의가 벗겨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도박에 참여한 정황이 확인되면 그것만으로 처벌을 받게 되므로 이 문제를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