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일)

[인터뷰] 이세희가 이주리를 만나 발견한 ‘큐티 섹시’ “저한테 섹시는 없었는데 어른미가 조금 생겼나 싶어요”(‘정숙한 세일즈’)

승인 2024-11-25 07:00:00

[인터뷰] 이세희가 이주리를 만나 발견한 ‘큐티 섹시’ “저한테 섹시는 없었는데 어른미가 조금 생겼나 싶어요”(‘정숙한 세일즈’)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배우 이세희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세희는 지난 17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신선함이 있어서 흥미롭게 접했어요. 이런 얘기를 안방에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성인용품에 대해 몰랐던 부분이라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는 부분도 많았어요. 저 혼자 한 게 아니고, 언니들이랑 같이 하니까 더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이세희는 홀로 아들을 키우면서도 언제나 씩씩한 싱글맘이자 생기발랄하고 쿨한 성격으로 방판 씨스터즈의 분위기 메이커에 등극, 작품에 활력을 더하는 이주리 캐릭터를 200% 소화해낸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받았다.

“‘미혼모’라는 설정이 처음엔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미용실 일을 하시는 분을 찾았어요. 직접 가서 이야기를 듣고 시대 분위기도 익혔어요. 그 깊이감은 다를 테지만, ‘누구나 나보다 소중한 것이 하나쯤은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도 주리는 맹목적으로 아들만 바라보는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죠. 주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지, 주리가 어떻게 그 성격이 됐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연기했죠.“
[인터뷰] 이세희가 이주리를 만나 발견한 ‘큐티 섹시’ “저한테 섹시는 없었는데 어른미가 조금 생겼나 싶어요”(‘정숙한 세일즈’)

밝고 당찬 주리의 모습부터 보는 이들을 기운 나게 만드는 긍정 에너지, 애교 섞인 말투와 표정 등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거침없고 솔직한 이주리가 부러웠어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살지 않고, 눈치도 많이 봐요. ‘나도 언젠간 저렇게 될 수 있겠지?’ 생각했어요. 저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은 실제 성격과 닮았어요. 배우로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있어요. 아쉬움이 남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제 자신이 반만 차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채우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고, 모자란 나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방송을 친구들과 함께 봤는데, 희망차게 마무리된 것 같아 좋았어요. 어떤 댓글을 봤는데 ‘큐티 섹시’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한테 섹시는 없었는데 어른미가 조금 생겼나 싶어요.“

방판 시스터 중 막내였던 주리의 스타일링에 완벽하게 녹아든 이세희는 90년대를 핫하게 물들였던 최고의 패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더했다. 만개한 비주얼로 파격적인 의상은 물론, 김완선 헤어 스타일로 향수를 자극하는데 이어 캐릭터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김완선 스타일을 참고했어요. 그 의상에 그 머리를 하면 주리처럼 당당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캐릭터에도 이입하기 쉬웠어요. 한정숙(김소연 분)의 부탁으로 슬립을 입고 섹시한 워킹을 선보인 장면은 저는 새발의 피였어요. 언니들이 화끈하게 나와 오히려 저는 아쉬웠어요. 조금 더 대범하게 할 걸 싶었어요. 저한테 시선이 꽂혀야 하는 신인데, 선영 언니가 호피 무늬를 입으셔서 너무 예쁘더라고요. 의상팀이 준비해주신 게 아니고 직접 열심히 찾으셨나 봐요. 그래서 좋은 장면이 탄생한 것 같아요.“

[인터뷰] 이세희가 이주리를 만나 발견한 ‘큐티 섹시’ “저한테 섹시는 없었는데 어른미가 조금 생겼나 싶어요”(‘정숙한 세일즈’)

방판 시스터즈를 구성한 김소연, 김성령, 김선영과의 찰떡 케미는 드라마의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2회에서 불륜녀에게 복수하는 신이 있는데, 그 신을 기점으로 저희가 훨씬 돈독해졌어요. 저희 모두가 애정하는 신이죠. 고생할수록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김)성령 언니는 처음부터 마음을 활짝 열어주셨어요. 상견례 하는 날부터 2차로 집으로 초대해주셨고 인생을 먼저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여러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김)소연 언니는 살면서 그런 사람은 처음이에요. 앞으로도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본인 할 것도 넘치는데 어떻게 모든 스태프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배려할 수가 있지? 모든 걸 신경 써주고, 남을 이해하기 때문에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다양하고 폭넓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죠. '그렇게 살아도 되는구나'를 깨달았어요. 매 순간 ‘감사하다’, ‘죄송하다’고 하는 모습이 경이로웠어요. 저는 언니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대단하고 많이 배웠어요. (김)선영 언니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살갑게 다가가는 성향은 아니지만 너무 따뜻한 사람이에요. 전혀 생색내지 않고 뒤에서 다 어우러요. 대사에 마가 뜨는 구간이 있으면 언니가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채워주니까 연기가 살아 있는 느낌이에요. 언니 덕분에 빈 공간을 채우는 걸 처음 알게 됐어요. 정말 감사한 현장이었어요.“

극 중 이세희는 순수한 시골 청년 엄대근 역으로 분한 김정진과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주리와 엄대근의 약국 조제방에서의 진한 입맞춤은 화제가 됐다.

”실제로 입술이 닿았어요. 또 김정진 볼에 키스 자국 남은 건 직접 제가 한 거에요. 다 작품을 위해서 한 거죠. 김정진이 워낙 잘해서 NG가 나지 않았어요. 화끈하게 하고 나서 주리가 입술 닦고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주리 성격을 보여 줄 수 있어서 다들 좋아해 주더라고요. 김정진이 워낙 잘하는 배우예요. 소통도 많이 하고 제 말을 많이 들어주셨어요. 고민도 같이 해주셔서 케미가 잘 묻어났던 것 같이요.“

이세희는 인터뷰 내내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연기라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것은 그가 연기를 오래 하고 싶다는 염원이 담겼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세희.

”단단이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너무 기분 좋았어요. 이전 캐릭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다른 인물이 되고 싶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기뻤죠. 악역도 하고 싶고, 사극도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묵묵히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싶어요.“

[사진 제공 = 제이와이드컴퍼니]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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