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금융을 선도하는 ING은행(이하 ING)은 지난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0.25%포인트 깜짝 인하한데 대해 “이미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역풍을 맞아 더 큰 충격을 받기 전에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2025년 2월로 예측했으며, 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선 기존 전망치인 1.6%를 유지했다.
ING는 한은이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한은은 통화정책 변경 후 최소 2개월 동안은 정책 효과를 관찰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또한,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표를 던진 금융통화위원 2명 중 1명이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였다는 점에 주목하며, 부총재가 반대 의견을 낸 것 또한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ING는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경제성장 지원’과 ‘금융시장 안정화’ 중 어디에 둘지를 놓고 금통위원 간 이견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ING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중 발언에 대해 “한은과 정부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충분한 수단이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이 총재가 현재 논의 중인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계약과 필요시 외환시장 안정화에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외화 보유액 등을 언급했다는 점을 들었다.
ING는 11월 금통위의 결정이 저성장에 대한 한은의 우려를 반영했다고 해석했다.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3개월 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현재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봤다.
강민주 ING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도 한은은 추가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다음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2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은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조에 맞춰 정책금리를 책정하고 조기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옵션이 고갈될 것을 우려해서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해 왔지만, 이번 깜짝 금리 인하를 통해 한은의 정책 우선순위가 ‘경제성장’에 있음을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다만, ING는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급격한 성장 둔화 압력을 덜 수는 있지만, 수출 약세,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등 대외 요인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소비 및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로 이어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다.
강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한은은 2025년 분기마다 25bp씩, 총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이며, 최종 금리 수준은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내년 실질 GDP 성장률을 올해 2.2%에서 둔화된 1.6%로 기존의 전망치를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해서도 원화 약세와 수요 부진 압력이 서로 상쇄되면서 2024년 2.4%에서 2025년 1.9%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편, 내년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를 1,375원~1,475원으로 제시하며 기존의 전망치(1,350원~1,400원)를 상향 조정했다. 추가 금리 인하로 인해 원화 약세 압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 흐름 등 주요 외부적 요인 외에도, 대미 무역흑자 규모, 높은 수출 의존도, 지정학적 민감도 등으로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 대비 외부 충격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25년 상반기 동안 원화가 더욱 약화되고 외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