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전혜진의 적재적소 활약이 돋보인다.
전혜진은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에서 독목고 수학 교사이자 윤지원의 절친 맹수아로 등장한다. 맹수아는 윤지원과 동료를 넘어 친구가 된 돈독한 사이로 언제나 든든한 '내 편'같은 존재다.
전혜진이 등장하면 장면의 에너지가 최소 두 단계는 높아진다. 말도 안 되는 호전적인 기세를 현실감 넘치는 생활 연기로 찰떡같이 소화한다. 가령 새로 온 이사장 석지원(주지훈 분)에 호기심을 갖는 맹수아는 확실히 특이한 선생님이다. 윤지원(정유미 분)이 이사장은 치사하고 비겁한 개차반이라며 반반한 얼굴에 속지 말라고 하지만, 맹수아는 원래 이사장들이 다 저렇다며 아랑곳하지 않는다. '내가 확 채 가서 이사장 인생의 오점이 되어줄까?'라며 즐거워하고 새로운 사건에 눈을 빛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찰진 대사들은 전혜진의 확 꽂히는 경쾌한 연기에 힘입어 시청자들을 웃게 한다.
활력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한없이 가벼운 인물은 아니다. 윤지원을 진심으로 아낀다. 은근슬쩍 친구의 아픈 곳을 찔러대는 차지혜(김예원 분)에게는 속시원한 말을 해주기도 하고, 고민으로 버거워하고 있을 때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야물딱진 조언도 해준다. 농담처럼 툭툭 내뱉는 가벼운 외피 안에 깊이 있는 속마음을 꺼내 힘 있게 응원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내 편'이구나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전혜진 특유의 넉살 좋은 표현력이 자유롭고도 씩씩한 캐릭터에 잘 녹아나 윤지원 곁에 이런 인물이 있다는 것이 보는 이들을 안도하게 하는 것이다.
쏟아질 듯 큰 눈에는 매사 호기심 가득하다. 호사가 면모는 곧 브릿지 역할을 하기도 하고 전개를 좀 더 풍성하게 한다. 친구의 옛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사람의 사연에도 관심을 갖는 맹수아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들과 마주하게 된다. 극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의 절친은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역할이기도 하지만 전혜진은 이 익숙함을 타파할 수 있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다. 학교 곳곳을 누비며 참견에 능한 그는 만나는 인물마다 티키타카가 돋보이게 하는 센스를 가졌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툭 던지는 대사의 울림이 남다르다. 드라마 전반에 스며들어 자신의 쓰임새를 증명하고 제 몫 이상의 로맨틱코미디 극 밸런스도 잡아주고 있다.
때론 친구처럼 장난스럽기도, 때론 언니처럼 위로가 되기도, 때론 한참 어린 동생처럼 철딱서니 없기도 한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그의 등장을 기다려지게 한다.
지난 화에서는 보건교사 홍태오(김재출 분)에게 '두드린 적도 없는데 이 철벽은 뭘까요. 흥미로운데?'라며 상대방 찜 쪄먹는 연기를 유쾌하게 풀어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전혜진은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에서 적재적소에 등장한다. 배우 본인도 돋보이지만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서사도 돋보이게 한다. 앞으로의 전개 속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과 여자 윤지원. 열여덟의 여름 아픈 이별 후, 18년 만에 재회한 철천지 원수들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매주 토, 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