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3(월)
[인터뷰] 데뷔 25주년 기념 미니앨범 발매 백지영 “앨범다운 앨범을 냈다는 것에 의미”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그녀가 돌아왔다.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의 귀환이다. 호소력 짙은 발라드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의 독보적인 감성 보컬리스트 백지영이 감성 발라드를 들려준다.

백지영은 지난 2일 오후 6시 미니앨범 ‘Ordinary Grace(오디너리 그레이스)’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그래 맞아’다. 1세대 아이돌 H.O.T. 멤버 강타의 이름이 크레딧에 올라가 눈길을 끈다. 강타는 작곡을 맡았다. 이밖에 'Fly(플라이)', '단잠', '숨은 빛', '그래 맞아(String Ver.)' 등 4곡이 수록돼 있다.

'그래 맞아' 뮤직비디오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신-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백지영은 기존과 다른 감성을 선보인다. 처연한 이별이 아닌 담담하면서도 다채로운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노래들로 채웠다.

1999년 데뷔한 백지영은 그간 정규 앨범 8장을 비롯해 수많은 곡을 발표했다. 새 앨범은 2019년 발매한 미니 3집 ‘Reminiscence(레미니센스)’ 이후 5년여 만이다. 그 사이 ‘부부의 세계’, ‘펜트하우스3’, ‘연모’ 등 여러 드라마 OST를 부르고 싱글 ‘거짓말이라도 해서 널 보고 싶어’, ‘사랑 앞에서 난 바보가 돼’ 등을 발표했다.
그동안 ‘사랑 안 해’, ‘총 맞은 것처럼’, ‘잊지 말아요’, ‘그 여자’ 등 호소력 짙은 발라드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국내 대표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를 굳혀왔지만 기억을 떠올려 보면 백지영의 뿌리는 댄스다. ‘선택’, ‘대시’, ‘내 귀에 캔디’, ‘굿 보이’ 등 수많은 댄스곡으로 사랑을 받았다. 팬들은 백지영의 섹시 댄스 무대도 기대하고 있다.

백지영은 25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해온 덕에 ‘OST의 여왕’, ‘발라드의 여왕’ 등 최고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의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데뷔 25주년 기념 미니앨범 발매 백지영 “앨범다운 앨범을 냈다는 것에 의미”

<다음은 백지영과의 일문일답>

Q. 데뷔 25주년 소감은.

A. 아직 실감이 안 난다. 5년, 10년, 20년 기념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앨범다운 앨범을 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Q. 타이틀곡 ‘그래 맞아’는 어떤 노래인가.

A. 처음 들었을 때 너무 강하게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수하기 싫어서 다시 한번 또 들었다. '이윽고 마지막'이라는 가사에 꽂혀서 선택했다. 자신을 인정하고 위로하는 곡이다. 굉장히 단단하면서 깊은 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인생이나 자기가 처한 마음을 표현해낸 곡들도 있다.

Q. 강타가 작곡에 참여했다.

A. 타이틀곡이 강타가 작곡한 곡인 줄 몰랐다. 송 캠프를 해서 곡을 모았다. 블라인드 모니터를 했다. '작곡가가 누구야?' 했는데 강타였다. 원래 제목은 ‘연필’이었다. 그런데 이응복 감독님이 제목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응복 감독님이 지은 게 ‘그래 맞아’였다. 안 이사(강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호들갑을 떠는 성격이 아니라서 만났을 때 ‘25주년 축하한다’며 좋은 말 해줬다. 녹음할 때도 매너 있고 칭찬 가득하고 편안하게 디렉팅 해줬다.

Q. 정규 앨범을 내려다가 미니앨범으로 축소 시킨 이유는.

A. 정규 앨범도 생각했다. 댄스곡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앨범 타이틀을 보면 알겠지만, 일상에 어떤 기쁨들이나 소중함이라던가 이런 주제를 가져야겠더라. 댄스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Q. 댄스곡 발표 계획도 있나.

A. 댄스는 저한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제가 댄스 히트곡이 있기는 하지만, 댄스를 한 지는 오래됐다. 댄스는 나이 더 들기 전에 하고는 싶은데, 이 앨범 타이틀이 아닌 다른 타이틀에 넣고 싶더라. 작업 시간도 타이트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모든 일은 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 대신 몰입도 있게 앨범을 만들려고 했다. 두 곡 정도 컨택트를 해놨는데, 한 곡은 남자 피처링이 있는 곡이고, 한 곡은 솔로곡이다. 매해 공연을 해왔는데 댄스 비중이 적지 않은 편이다. 내가 너무 즐겁고 아직 체력이 남아있다. 나이에 5자 달기 전에 하고 싶다. 5자 달았을 때도 좋다. 더 나이 들기 전에 하고 싶다.

Q. 이응복 감독이 뮤직비디오에 참여했다.

A. ‘스위트홈2’ 작업 때 내 남편과 일하게 됐다. 작품 끝난 뒤에 만날 일이 있었다. 이응복 감독이 '꿈이 하나 생겼다'며 '뮤직비디오를 찍게 된다면 백지영 것을 꼭 찍고 싶다'고 했다. 감사해서 '감독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 만한 명곡이 나타나면 부탁을 드리겠다'고 했다. 약속 아닌 약속을 하고 헤어졌는데 그 명곡이 그렇게 빨리 나올 줄 몰랐다.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촬영을 하겠다고 해줬다. 이 감독님이 바쁜 와중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찍어줬다.

Q. 이번 앨범에 포토카드도 들어가 눈길을 끈다.

A. 사실 스태프들이 저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다. 저는 포토카드도 잘 몰랐다. 딸이 좋아해서 뉴진스 앨범도 사고, 투어스, 아이브도 앨범을 다 샀다. 사진 막 이만하고 포토카드 있고 그렇더라. 그걸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다. 잘 몰랐는데, 제 것으로 나오니 보통 일이 아니더라. 저한테도 좋은 선물이 됐다.

[인터뷰] 데뷔 25주년 기념 미니앨범 발매 백지영 “앨범다운 앨범을 냈다는 것에 의미”

Q. 음악방송 계획은 없나.

A. 어느 순간 너무 부담스럽고 미안하더라. 근래에 든 생각이 아니다. 어느 날 녹화를 하러 갔을 때다. 분명히 대기실이 품귀하고 무조건 없는데, 저는 독방을 주기 시작하더라. 편하게 쓰라고 저에게는 끝에 침대 있는 방으로 주셨다. 물론 그것 때문에 음악방송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못하지만 공연을 할 것 같다. 내년 연말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빠르면 10월말 11월초에 시작할 예정이다. 원래 항상 10개 도시 정도 했었는데, 작년에 몸이 좀 안 좋아서 5~6개 정도로, 처음으로 줄였었다. 올해는 한해 쉬었으니, 내년엔 몇 개 도시가 될지 모르겠지만 새 댄스곡과 함께 하면 좋겠다. 매년 공연을 하면서 회의를 할 때 가장 고민이 '세트리스트 이대로 좋은가'다. 새로운 노래를 하려고 하는데, 새로운 히트곡이 나오지 않아서다. 사실 듣고 싶어 하시는 곡은 뻔하지 않느냐. 그래도 추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있다.

Q. 25주년인 만큼,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A. 20주년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어린 상태였고, 중요하게 생각한 어떤 가치가 막 20주년, 25주년이라는 의미에 크게 두지 않는다. 그냥 지금도 사실 25주년에 대한 이야기를, 기념 앨범을 내면서 만든 것이다. 정확하게 그것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의미를 부여해본다면, 24주년, 26주년 다 똑같은 것 같다. 그래도 여자 솔로 가수가 20주년을 맞았다는 것에 저희 스태프분들도 그렇고, 질문을 주신 분들이 대단하다고 감사하게도 말씀해 주셔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에는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가치들이 조금 달라진 것 같더라. 일상의 소중함, 평범함 안에 있는 것들, 선택하는 노래도 이쪽으로 간 것 같다.

Q. 수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있다.

A. 히트곡은 재산인 것 같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건 아니다. 자랑스러운 것은 댄스도 있고 발라드도 있어서 좋다. ‘총맞은 것처럼’ 같은 노래는 여자 발라드 가수들이 부르지 않았던 곡이었다. 방시혁 작곡가라는 이름도 있다. OST로 자리 잡게 해준 ‘그 여자’도 있고, ‘잊지말아요’는 제가 공연에서 한 소절을 부르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들려줬을 때 떼창이 가능해서 그건 재산인 것 같다. 그렇게 떼창을 해주실 때, 머리를 아무리 예쁘게 빗어도 머리털이 쭉 서는 느낌이 든다. 막 화장실을 가고 싶어지고, 귀가 막 올라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공연할 때 눈을 감고 들으면 서라운드로 들린다. 소름 돋는 느낌이다. 그런 노래가 있다는 게 큰 재산인 것 같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A. 별로 없는데, 잘하는 것을 하자는 주의이긴 한다. 그 안에서 디테일한 변화를 하고 싶다. (윤)종신 오빠가 하고 싶은 노래라며 가녹음 버전을 들려줬다. 되게 클식하면서 우아한 정통 뽕(트로트)이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정통트로트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미자 선생님이 하셨을 법한 장르다. 그걸 제가 표현할 수 있을 때가 온다면, 그런 것도 한번 하고 싶다.

Q. 무려 25년이라는 긴 시간, 톱 여자 솔로 가수로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A. 일희일비하지 않은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일희일비했다면 내렸을 결정이 있었을 건데, 그럼 또 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아서 결정을 막 내리지 않았고, 바뀌지 않았던 것 같다. 농담 삼아 ‘고인물’이라고 하는데, 사실 스태프들, 헤어, 메이크업, 댄스, 매니저들 다 오래됐다. 어떻게 보면 제가 너무 고민이 없나 싶은 생각도 든다.

Q. 가장 애착 가는 곡은.

A. '사랑 안 해'가 제일 애착 간다. 사실 때마다 애착 가는 곡은 다르다. 공연 때는 '잊지말아요'가 좋고, 관객들이 부를 때는 '그 여자'가 좋고. '내귀에 캔디'할 때는 20대 같고 그렇다. 그때그때 너무 다른데, 그래도 변하지 않게 애착 가는 곡은 '사랑 안 해'인 것 같다.

Q.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후배들의 마음과 정신이 건강했으면 한다. 자주라고 말할 수 없지만 저에게 상담 요청이 없지는 않다. 모르는 친구인데도 연락 오고 그런다. 이겨낸 비결을 묻는데, 사실 비결은 없다. 이런 얘기에 더 슬퍼하기도 한다. 비결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서광이 보인다. 그래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이야기는 해준다. 그걸 인정해야 나갈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사진 제공 = 트라이어스]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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