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진채 변호사
준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한 강간과는 다르게 피해자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범죄다. 이 때문에 술에 취하거나 잠에 든 피해자가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거나, 사건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단편적으로 기억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준강간 사건은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조차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상대방이 고소하겠다는 연락에 놀란 당사자들은 실체 진실을 외면한 채 서둘러 사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신분, 가정 등 잃을 것이 많다는 생각에 사과부터 하고, 심지어 없는 사실까지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이러한 사과를 증거로 첨부하여 고소를 진행하고,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진술과 피의자의 사과를 근거로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뒤늦게 후회하는 피의자들도 적지 않다.
준강간 사건은 대부분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술이나 잠에 취한 상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명확한 증거 확보가 어렵고,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크다. 이로 인해 당사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더라도 적절한 초기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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