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5(수)

[인터뷰] 세계적 관심에 이정재가 느낀 무게감 “좋아해주신 만큼 책임감도 부담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오징어게임2’)

승인 2025-01-07 07:00:00

[인터뷰] 세계적 관심에 이정재가 느낀 무게감 “좋아해주신 만큼 책임감도 부담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오징어게임2’)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3년 만에 새로운 ‘오징어게임’으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

지난달 26일 전 세계의 기대 속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는 2021년 시즌1 이후 3년 만의 시리즈 신작으로, 상금 456억 원의 최종우승자 성기훈(이정재 분)이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프론트맨(이병헌 분)과 벌이는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표현한다.

“촬영 전 시즌1을 두 번 더 봤어요. 초반부의 밝은 면부터 최후생존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시즌1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다른 캐릭터들과 인간적 요소들을 나누면서, 선한 믿음과 그 좌절을 보여주죠. 물론 개인 캐릭터를 다채롭게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진짜 인간적인 톤을 시즌3까지 또한 잘 이끌고 가는 것이 제 몫이라 생각하고 잘 따랐어요.”

‘오징어게임2’에서 이정재는 다시 한 번 성기훈으로 분했다. 게임우승 이후 딸을 만나러 미국으로 가려던 중 프론트맨의 목소리를 듣고 복수에 접어드는 캐릭터다. 대결을 끝내겠다는 3년을 보낸 우직함과 절박함의 양면과 함께, 게임 참가자들을 모두 살리고 그 이면에 숨은 자들을 징죄하겠다는 취지로 끊임없이 딜레마를 마주하는 모습은 시즌1의 고통스러운 성숙과는 또 다른 입장의 인간적인 성숙을 그린다.

“게임장에 살아 나온 기훈의 모습을 보시면 그때부터 예전의 기훈과 거리가 먼 기훈으로 바뀌어 있어요. 456억을 단 한 푼도 쓰지 못하고, 변해있던 기훈의 모습에서부터 연장되어 있는 거라 시즌1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목적이 강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어요.”

[인터뷰] 세계적 관심에 이정재가 느낀 무게감 “좋아해주신 만큼 책임감도 부담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오징어게임2’)

이를 표현하는 이정재의 모습도 한층 심오한 모습이다. 철저히 생존에 집중하는 캐릭터 성향과 함께 블랙코미디 느낌의 밝고 익살스러운 모습, 소시민적 인간 면모를 그려왔던 직전시즌과 달리, 데스 게임을 매듭지으려는 영웅과 한계에 부딪힌 인간으로서의 극명한 대비를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은 호흡으로 보여준다.

“기훈이 저런 선택까지 하는 구나, 기훈이 그런 선택을 하는 인물이 아니었는데 생각이 드실 거예요. 시즌1에서 파업에 시위하는 일을 하다 동료들이 희생당하고, 그 희생으로 인해 뭔가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이루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기훈이 느끼고, 경험했잖아요. 어떤 것도 희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뀌어요. 그래서 기훈의 선택과 결정이 파국으로 치닫죠.”

‘오징어게임2’는 각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하나씩 풀며 선택의 딜레마를 더 복잡하게 끌고 간다. 딸의 수술비를 벌어야 하는 경석(이진욱), 성전환 수술을 해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는 현주(박성훈), 사채 빚을 갚아야 하는 용식(양동근) 등의 사연은 그들의 선택을 공감 받을 만한 것으로 만든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의 성공을 이끈 인물로서, 시즌2는 온전히 그가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제 욕심 없이 온전히 감독님의 톤대로 따르고자 했어요. 주변의 캐릭터 호흡과 함께 무모해보일 정도로 선한 기훈의 마음과 선택들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그의 천재성과 선함을 새롭게 느끼게 됐죠. 10개월간 함께 촬영하면서 본인 생일과 캐릭터 사망, 두 번의 회식을 하게 되는 웃픈 해프닝들이 빚어졌어요.(웃음) 그러한 호흡 속에서 게임에 대한 진실성 있는 접근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죠. 각 캐릭터의 안타까운 사연들과 게임의 긴박감을 아우르는 극적인 분위기를 잘 가다듬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했어요.”

[인터뷰] 세계적 관심에 이정재가 느낀 무게감 “좋아해주신 만큼 책임감도 부담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오징어게임2’)

‘오징어게임2’에는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 돌리기, 짝짓기 등 다양한 놀이들이 새로 등장한다. 5명이 조를 이뤄 여러 놀이를 연속으로 수행하는 게임에서는 대기 중인 참가자들이 마치 스포츠 경기를 보듯 다른 조의 생존을 응원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먼저 5인6각 촬영을 위해서 제기차기를 두 달 넘게 준비했는데, 골반만 아프고 잘 안되더라고요.(웃음) 비석치기나 공기놀이도 쉽지 않았어요. 장면 상으로는 게임을 통과하고 난 영일(이병헌 분)과 기쁨을 나누는 장면을 나중에 모니터링 해보니 저렇게까지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더라고요.(웃음) 그만큼 반전도 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짝짓기 게임 과정에서 용식(양동근 분)이 엄마 금자(강애심 분)를 의도치 않게 주저하는 장면이나 영일과 정배(이서환 분)가 한 방에 들어가 있을 때 보인 섬뜩한 장면 등은 기대했던 만큼 정말 오래 촬영했어요.”

공개 직후 글로벌 1위를 차지한 ‘오징어게임2’는 누적 시청시간 기준, 넷플릭스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비영어권 TV쇼 부문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많은 나라에서 ‘오징어게임’을 좋아해주신 만큼 책임감도 부담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그와 동시에 업계 선배로서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죠. 그러한 입장에서 시즌2는 시나리오에서부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요소들이 많아, 그저 배우로 ‘최대한 몰입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지난 2021년 공개된 ‘오징어게임’ 이후 3년 만에 후속으로 공개된 시즌2는 시즌3와 이어지는 완결 구조로 동시 촬영됐다. 현재 후반작업 중인 시즌3는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시즌제’라는 게 완결성을 가지고 끝내지 않는 게 많다 보니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았어요. 시즌3가 올해 공개될 거니까 완결된 이야기를 보시다 보면 이들이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준비했구나 하실 거예요. 이게 시즌2로 끝나는 건 아니니까요. 저흰 또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기에 다양한 의견은 후반에 최대한 반영하려고 해요. 그저 작품과 캐릭터들의 숨은 의도와 해결점이 온전히 펼쳐질 시즌3까지 함께 호흡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끝났을 때 온전히 감정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 제공 = 넷플릭스]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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