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6(목)
신한은행 정상혁 은행장
신한은행 정상혁 은행장

1964년 11월 26일 태어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대구 덕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신한은행에 입사하며 '신한맨'으로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은행에서 전략, 재무, 조달, ESG, 영업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종합적인 경영 능력을 쌓아온 그는, 2023년 2월 신한은행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정 행장의 경력은 현장 경험이 특히 돋보인다. 압구정중앙지점, 분당지점, 둔촌동지점, 삼성동지점, 역삼역금융센터 등 주요 영업점을 두루 거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현장 경험은 그가 위기관리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를 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리테일, 기업금융 영업점장 근무 시 탁월한 영업성과를 시현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옥동 회장 행장 시절 비서실장 지내
정 행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1990년대 중반 명동지점에서 행원과 대리로 함께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부임했을 때는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후 은행의 경영전략과 재무계획 수립 및 실행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확인받았다.

2023년 2월 취임한 정 행장은 은행 실적을 개선시키는 데 주력했다. 취임 첫 해인 2023년 3조67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대비 실적으로 개선한데 이어 2024년 1분기에는 2,740억 원에 달하는 ELS 자율배상금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1조 5,286억원에 달하는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해외사업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10곳은 2024년 1분기에 1,40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해외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과 일본 법인의 실적이 두드러졌으며,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크레딜라와의 지분인수 계약 체결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정 행장은 ESG 경영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적용 기업대출 프로세스를 도입했으며, 2023년에는 국내 최초로 5억 달러 규모의 성평등 사회적 채권을 발행했다. 또한,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고령층 디지털 역량강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직접 참여하며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5월에는 차세대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인 '더 넥스트'를 완료했으며, AI 기술을 활용한 'AI Studio'를 전 영업점에 도입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AI 브랜치' 'AI 은행원' 만든다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정상혁 행장은 "Value-up together! 본업의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성장하는 견고한 은행!"이라는 전략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크게 세 가지 방향성을 담고 있다.

우선 '本業의 가치 혁신'이다. 기존의 자산성장 중심 영업전략에서 나아가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업의 경계를 넘어 고객과 금융이 있는 모든 곳에서 '연결과 확장'의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미래 준비'다.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하여 금융 서비스에 접목시키고, 'AI 브랜치'와 'AI 은행원'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땡겨요', '헤이영캠퍼스' 등 내부 플랫폼의 솔루션 차별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BaaS 형태로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더하여 '견고한 체질' 확보다. 내부통제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전행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하며,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점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비효율적인 사업과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영역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행장에게는 여러 도전과제가 놓여있다. 먼저, 리딩뱅크 지위 유지다.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조 1,028억 원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정 행장은 신년사에서 '강유겸전(剛柔兼全)'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갖추어 조화를 이루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불확실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그의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다.

30년 넘게 신한은행과 함께 해온 정 행장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ESG경영 강화, 해외사업 확대,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 등 산적한 과제들이 있지만, 그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혁신을 향한 확고한 의지는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Value-up together!'라는 2025년 경영 슬로건에서 볼 수 있듯이, 정 행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협력하며 신한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자 한다. 그의 리더십 아래 신한은행이 그리는 '일류 신한'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지 기대된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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