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행장은 대구 중앙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하나금융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이후, 33년간 영업 일선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을사년 새해 은행장자리에 올랐다. 특히 그의 경력은 영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행장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장에서 입증된 영업력이다. 기업금융전담역(RM), 지점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영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약했으며, 영남영업그룹장 시절에는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며 하나은행의 영업 지형도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 대표 맡아 최하위 회사 업계 5위로 끌어올려
특히 하나카드 대표 재임 시절 보여준 성과는 그의 리더십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취임 전 전업카드사 중 최하위권이었던 하나카드를 2024년 3분기 기준 업계 5위로 끌어올렸으며, '트래블로그' 카드의 성공으로 카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하나카드를 이끌 당시 가장 주목할 만한 업적은 '트래블로그' 카드의 성공이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2023년 초 50만 명이었던 가입자는 2024년 700만 명을 돌파했으며, 환전액은 3조 원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절감한 수수료만 170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이 행장의 '손님 우선주의' 경영철학이 있었다. 그는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등 현장 중심의 경영을 실천했다. 이는 하나카드의 해외체크카드 매출이 2024년 3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졌다.
손님에게 인정받는 대표은행 비전 제시
이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손님에게 인정받는 대한민국 대표은행'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3대 핵심전략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을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경영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좌우명인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다. 이는 산과 물이 가로막아도 길을 만들고 다리를 놓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로, 어떠한 난관에도 '하나답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행장은 직원들과의 소통과 성장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카드 대표 시절에는 전 직원 탁구대회를 개최하고, '호호청과'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조직문화 혁신에도 힘썼다. 특히 직원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 그룹장 시절부터 50여 차례에 걸쳐 영업노하우와 리더십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으며, 행장 취임 후에도 월 2회 직접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그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취임과 함께 이 은행장은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행위를 넘어, 그룹의 밸류업 계획이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한 취임 첫날 서울시청에 마련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과천금융센터 지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사회적 책임과 현장 경영을 동시에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행장은 안팎으로 하나은행이 당면한 여러 과제들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의 강점인 영업력은 하나은행의 순이익 1위 수성과 그룹 밸류업을 뒷받침할 중요한 요소로 기대된다.
2023년 말 기준 하나은행의 자산총계는 498조8434억 원으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행장의 리더십이 하나은행을 진정한 리딩뱅크로 도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함영주 회장과 닮은꼴 평가…리딩뱅크 도약 과제
특히 함영주 회장과 닮은꼴로 평가받는 이 행장이 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포스트 함영주'로서의 입지를 어떻게 굳혀나갈지도 관심사다. 동시에 최근 론칭한 '하나더넥스트'와 같은 혁신적인 시니어 종합금융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새로운 금융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이 행장이 하나카드에서 보여준 실적을 하나은행에서도 재현하려면 기존의 대출 모델을 혁신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취임은 하나은행의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님 중심'이라는 확고한 경영철학과 현장에서 입증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하나은행이 진정한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