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8(토)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쟁점은?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면서 향후 금융감독원의 건전성 평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두 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우리금융의 계획이 금감원의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 동양생명 지분 75.34%와 ABL생명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자회사 편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동양생명을 1조 2840억 원, ABL생명을 2654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60일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자료제출 기간을 제외하면 실제 심사 기간은 더 소요될 수 있다. 최종 승인 여부는 금감원의 심사를 거쳐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우리금융의 건전성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자회사 편입 시 금융지주사와 자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관리상태가 건전해야 한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하며, 편입 대상 회사는 3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의 건전성 지표는 다소 우려되는 상황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1.96%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2%에 미치지 못했다. CET1은 금융사의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더욱이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두 달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했다. 이번 검사에서는 손태승 전 지주 회장 관련 부당대출 문제와 내부통제 미흡 등이 집중적으로 점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경영실태평가에서는 내부통제 배점 비중이 기존 5%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만약 우리금융이 이번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게 되면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우리금융의 인수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1년인 올해 8월 말까지다. 기한 내 절차를 완료하지 못해 계약이 파기될 경우 우리금융은 인수가의 약 10%인 1550억 원의 계약금을 잃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감원의 검사 결과 발표가 두 차례나 연기된 것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검사 결과 발표는 2월 초로 미뤄졌다.

한편 우리금융은 내부 쇄신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열린 2025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임직원들에게 윤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해 윤리 의식을 내재화하고, 조직과 업무 전반의 약한 고리를 반복적으로 점검하며 엄정한 신상필벌 원칙을 강하게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여러 승인 요건 가운데 기본적 항목은 자료를 요청해 살펴보고, 건전성 요건은 우리금융 검사 결과를 통해 볼 것"이라며 "건전성 부분이 인수 승인 여부를 가르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검사 결과 발표 연기와 관련해 "위법 행위를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인수할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당국이 우리금융의 인수를 승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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