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1(화)
강태영 농협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30여 년의 농협 금융 경력을 보유한 강태영 신임 NH농협은행장이 지난 1월 3일 취임식을 갖고 '금융, 품격을 담다'라는 새로운 경영목표 아래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식에서 강 행장은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금융 선도 등을 핵심 경영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금융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오직 고객 성장의 수단으로서만 의미가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1966년생인 강 행장은 경남 대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졸업한 후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하며 금융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강 행장의 경력은 여신 업무에서의 전문성과 조직 운영 능력을 두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1996년 농협중앙회 카드사업부 과장을 시작으로 2007년 삼성동지점 팀장, 2008년 서울지역본부 강북개인고객팀장을 역임했다. 2012년 농협은행으로 소속을 옮긴 후에는 인사부 노사협력팀장, 인사부 인사팀장, 정부서울청사지점장,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 등을 거치며 조직에 대한 깊은 이해와 탁월한 기획력을 쌓았다.

2018년은 강 행장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사업부장으로 부임하며 은행의 핵심 디지털 업무를 총괄하게 된 것이다.

올원뱅크는 농협은행이 2016년 출시한 종합 모바일 플랫폼으로,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생활형 비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2019년 디지털전략부장, 2023년 농협은행 D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거쳐 2024년에는 NH농협캐피탈 부사장으로 선출되며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NH농협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강 행장을 현장 경험과 디지털 금융 이해도를 동시에 갖춘 '육각형 인재'로 평가했다.

강 행장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디지털 혁신과 내부통제 강화다.

농협은행은 2025년 1월 NH올원뱅크를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올원뱅크의 가입자 수는 117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432만명으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 강화, 마이데이터 연계 확대, 생활밀착형 비금융서비스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4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기록하며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의 사고를 냈다. 이에 강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금융사고 제로화'를 선언하고, 준법감시인력을 122명으로 확대하고 내부통제 팀을 10개로 늘리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NH윤리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레그테크 도입을 통한 상시감시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앙회장 최측근 꼬리표 양날의 칼
한편, 강 행장은 농협은행의 정체성 강화도 강조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농업인과 농촌,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 민족은행"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복지 증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강 행장이 디지털 전환과 내부통제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른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었음에도 성장이 부진했던 것은 자체 모바일 앱 편의성이 떨어지거나 외부 제휴 판매 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은 강 행장에게 조직 내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향후 농협 내부에서 중앙회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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