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형제 지배력 다지고 사업영역 확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111332130610648439a487410625221173.jpg&nmt=29)
한화그룹 3형제가 지배 구조를 공공이 해나가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방산에 집중했던 김동관 부회장은 최근 그룹 계열사 오션 지분을 인수해 조선으로 까지 영역을 넓혔고, 2남 김동원 사장은 글로벌 금융영토를 확장하고, 3남 김동선 부사장은 계열사인 한화세미텍의 미래비전 총괄을 맡아 반도체 장비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조3000억원을 투자해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은 34.7%에서 42.0%로 증가해 최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통해 방산 및 조선해양 사업에서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미국 방산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군함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억달러(1500억원)를 투자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과 방산 분야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 방산시장 공략을 위해 핵심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등을 역임한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 DRS 글로벌 법인 사장을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참전 장교 출신의 한인 2세 제이슨 박 전 미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을 대외협력 시니어 디렉터로 영입하는 등 미국 방산업계에 정통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김 부회장은 사업 지배력이 강화되고 그룹 승계자로서 지위가 더욱 굳건해 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부문에서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역임하며 한화생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었다. 특히 AI 분야에 주목해 보험 밸류체인 내 AI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을 수립했으며, 한화생명AI연구소 설립 등 조직 구축에도 힘썼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AI 센터'를 개소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사장의 글로벌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AI 분야 스타트업 투자 전문 기업인 SBVA, 홍콩 운용사 셀라돈 파트너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3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인수, 2024년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 매입,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매입 등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성장 정체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3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과 로봇, 반도체 장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에서는 백화점 중심 사업구도를 손보고 F&B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를 설립해 아이스크림 사업에 진출했으며, 지난해에는 음료 제조 전문업체 퓨어플러스를 인수했다. 또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서울과 판교에 총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8년까지 15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일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백화점 사업에서는 럭셔리 강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 명품관 웨스트관의 리뉴얼을 통해 명품 브랜드를 강화하고, 에르메스 매장 확장 이전 등을 추진하며 프리미엄 백화점으로서의 위상 제고에 나섰다.
그러나 유통 비즈니스는 뛰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갤러리아와 호텔앤리조트를 승계 받았지만 경영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사장에게 맡겨진 것이 한화정밀기계에서 사명이 바뀐 한화세미텍이다. 김 부사장은 이 회사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해 반도체 장비육성 사업에 나섰다. 한화세미텍은 한화비전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주)한화에서 한화비전과 한화세미텍으로 이어지는 지배 관계에 있다. 직접적인 그룹의 영향력 아래 있다 보니 김 부사장이 회사를 확실히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신기술 투자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며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은 3형제의 사업 행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센터, 한화오션 시흥 R&D 캠퍼스, 한화로보틱스 본사, 한화생명 등 3형제가 이끄는 기업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는 각 사업 부문의 혁신과 성장을 독려하고, 차세대 경영진으로서의 3형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기자 / anjaeh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