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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SK해운의 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2조원대 인수를 추진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소유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자문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HMM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SK해운의 전체 경영권이 아닌 일부 선박과 사업부, 자산 등이다.
HMM이 현대상선이었던 2014년 LNG 운송 사업권을 매각하면서 체결한 겸업금지 조항으로 인해 2029년까지 해당 사업에 진출할 수 없어 SK해운의 LNG선 사업부는 이번 인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HMM은 LNG선 사업부를 제외한 SK해운의 가치를 2조원대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해운은 지난해 기준 원유선 22척, 제품선 1척, LNG선 12척, LPG선 14척, 벌크선 10척, 벙커링선 7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탱커선 39.5%, 가스선 28.6%, 벌크선 14.0%, 벙커링선 17.8% 등이다. SK에너지, 한국가스공사 등을 주요 화주로 두고 있으며, 장기운송 계약 위주의 사업구조로 실적 변동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약 1조5000억원에 SK해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비주류 사업부와 노후 선박 매각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19년 3062억원에서 2023년 6026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SK해운의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4조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HMM의 인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조5128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과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호실적을 달성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은 14조원에 달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SK해운 인수가 HMM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향후 HMM 경영권 매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MM의 규모가 커질수록 높은 인수 가격을 부담할 수 있는 후보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 관련 실사는 다음달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HMM은 이르면 4월 SK해운 인수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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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기자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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