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건설이 창사 이래 40년 넘게 본사로 사용해온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본사 사옥 및 부지 매각을 위해 회계법인과 부동산 컨설팅 업체 등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잠원동에 위치한 롯데건설 본사 사옥은 지상 5층 규모의 건물로, 1980년부터 본사로 활용되어 왔다. 설악아파트 단지 내 상가 건물에 위치한 이 사옥의 자산 가치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부지 면적은 약 1만㎡에 달한다. 특히 2023년 9월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으로 결정되어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로 통합개발이 가능해져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건설은 본사 사옥 외에도 수도권과 지방에 위치한 자재 창고부지와 임대주택 리츠 지분 등 유휴자산 매각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자산 매각은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건설은 6조 80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액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후 롯데그룹의 전방위적인 지원과 자구 노력을 통해 PF보증 규모를 2023년 5조 4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4조 90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부채비율 역시 2022년 264%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17%까지 낮췄으나, 아직 유동성 위기 이전 수준인 2021년 109%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1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경상이익도 1000억원 이상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건설부문의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해 현금성 자산 1조원 유지 및 연말까지 PF 우발채무를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매각·임대,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2022년 이후 롯데건설은 재무 안정성 강화와 현금흐름 중심 경영을 펼쳐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자산매각 등 자산효율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강혁 기자 / orpheu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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