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서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긍정적 요소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2025년 1월 31일 기준 홈플러스의 부채비율은 462%,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 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부채비율은 1506% 개선되고 매출은 2.8%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회사 측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에 대비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고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청은 사전예방적 차원의 조치로,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은 이전과 동일하게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협력업체와의 거래 역시 원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지금까지 채무불이행 이력이 없고 현재도 정상 영업 중인 점을 고려할 때 회생절차 개시 명령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 지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5년 1월 31일 직전 12개월 기준 2,374억원으로 지속적인 플러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회생절차로 금융채권 등이 유예되어 금융부담이 줄어들면 향후 현금수지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유통업 특성상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루어져 한두 달 동안에만 약 1,000억원의 잉여현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의 실제 금융부채는 잔여 계약기간 임차료를 계상한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해 약 2조원 수준이다. 반면 4조 7,000억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구매채널의 온라인 이동, 쿠팡 및 C-커머스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등 삼각 파고에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영업 실적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적 자금이슈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임직원,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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