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3.17(월)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의 불안한 홀로서기

형과 지분 교환으로 외형적 독립 갖췄지만 실적 등 해결과제 산적

안재후 CP

2025-03-17 10:57:36

HS효성 조현상 부회장
HS효성 조현상 부회장


지난해 7월 ‘’가치 또 같이’ 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HS효성. 이 회사의 수장은 효성가 3남 조현상 부회장이다. 조 부회장은 형인 ㈜효성 조현준 회장과 지분 교환을 통해 독립경영에 나섰지만 경영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과거 효성 지분을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효성그룹 지분을 모두 조 회장이 상속받으면서 조 회장의 보유 주식이 늘게 됐다.

효성그룹에서 HS효성이 떨어져 나갈 때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각각 효성과 HS효성 지분을 33.03%, 22.05%씩 들고 있었다. 이후 지난 8월 조 회장은 HS효성 지분을 조 부회장에게 모두 넘겼고, 대신 효성 지분 7.99%를 넘겨 받았다.

이로써 조 부회장의 HS효성 지분율은 55.08%로 늘어난 반면 조 회장은 0%가 됐다. 조 부회장의 HS효성 홀로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홀로서기 이후 조 부회장은 어떤 성적표를 받았을까.

HS효성의 2024년 실적은 기대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연결기준으로 910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문제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2.4%였던 영업이익률이 2024년에는 1.9%로 하락했다.
독립경영을 시작한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력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어떨까.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3조3112억원, 영업이익은 21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4%, 26.2% 증가했다. 외형만 봐서는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성과다.

그러나 회사 비전을 중시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타이어코드 사업만 잘 굴러갈 뿐 미래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탄소와 아라미드 섬유 사업은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섬유 부문은 수년간 공들여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백억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의 불안한 홀로서기


미래성장동력 발굴 요원∙∙∙구조조정 집중 비판도

조 부회장은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친환경 소재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HS효성첨단소재의 스틸 타이어코드 사업을 놓고 매각, 투자유치, 전략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어, 성장보다는 사업 구조조정에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출범 후 연구개발 투자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첨단소재 분야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부담으로 인해 투자가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조 부회장이 내심 더 신경 쓰이는 것은 형인 조 회장의 사업은 나름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는 데 있다.

조 회장이 이끌어 가고 있는 효성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728억, 영업이익 2211억원, 순이익 484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3.0%, 영업이익은 283.2% 증가한 것이다.

물론 조 부회장 입장에서는 아직은 성적표를 받을 시점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새로 그룹을 꾸린지 6개월 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성장 동력이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생각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한해 324억 받아∙∙∙특별공로급 85억도

상황이 이런데 조 부회장이 보수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조 부회장은 효성과 HS효성에서 총 323억8200만원을 받았다. 효성에서 279억 9200만원(급여 20억원, 상여 3억원, 퇴직금 171억 9200만원, 특별공로금 85억원)을 받았으며, HS효성에서 43억 9000만원(급여 23억 7500만원, 상여 20억 1500만원)을 받았다. 이는 HS효성첨단소재의 연간 영업이익 2187억원의 약 14.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회사 성과 대비 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특히 주목하는 건 특별공로금이다. 효성측은 “조 부회장이 효성 재임 중 신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하는 등 사업경쟁력을 높인 점을 고려해 특별공로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규정은 2014년 만들어졌으면 이 규정에 따라 특별공로금을 지급한 건 조 부회장이 최초”라고 밝혔다.

특별공로금을 받은 조 부회장이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는 향후 행보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치 또 같이’라는 슬로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지배구조는 그런대로 정리해 홀로서기에는 성공했지만 실적부진, 제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리더십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He is∙∙∙]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초∙중∙고 동문

조현상 부회장은 경기초등학교,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재만 씨와 초등학교 동창이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는 초∙중∙고를 함께 나온 선후배 사이다.

대학 졸업 후 베인앤컴퍼니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01년 효성에 들어왔다. 경영혁신 사업을 진두지휘한 조현준 효성 회장의 곁에서 구조조정과 선진형 인사시스템 개발 및 협상 등 조력업무를 주로 해왔다.

그는 2017년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2024년 7월 1일 효성그룹의 인적 분할을 통해 탄생한 HS효성의 부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이번 분할 과정에서 그는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식을 맞교환 하며 HS효성의 최대주주가 됐다.

아버지 故 조석래 명예회장과 형 조현준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경영역량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그의 최대 과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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