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지난해 총 36억 9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수치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18일 공개된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급여 19억 8200만 원과 상여 16억 2700만 원을 받았다. 특히 급여는 동결했으며, 상여금은 전년(17억 1700만 원)보다 9000만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도 각각 17억 670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며 경영진 차원의 비용 절감에 동참했다. 이들의 이마트 연봉 감소율은 42.3%에 달했으며, 신세계 연봉까지 합산하면 37.5%의 감액률을 기록했다.
이마트 측은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헤쳐나가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회장단이 먼저 연봉 감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결단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9조 209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023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이는 정 회장이 2023년 3월 취임 이후 추진한 경영 쇄신의 결실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마트의 임직원 현황도 공개됐다. 미등기임원 32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5억 9800만 원이었으며, 전체 직원은 남성 1만 33명, 여성 1만 4514명으로 총 2만 4548명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13년 1개월이며,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성 6800만 원, 여성 3900만 원으로 평균 5100만 원이었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유통업계 전반의 불황 속에서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활용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여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전년 89%에서 71%로 18%포인트 감소했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9%에서 7%로 줄었다.
그럼에도 일부 긍정적인 지표도 확인됐다. 육아기 단축근무제 이용자는 2023년 36명에서 작년 58명으로 증가했고,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자 수도 남녀 모두 증가했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일·가정 양립 지원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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