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분은 없지만 부회장 승진으로 급여는 올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6억5000만원, 상여금 2437만원 등 총 6억7687만원의 보수를 챙겨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 명단에 처름 이름을 올렸다.
고액 연봉명단에 처음 올랐지만 실적은 뒷걸음질
연봉은 올랐지만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그룹의 모태인 코오롱인터스트리의 영업이익은 15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줄었고,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176억원으로 -55.4%나 줄어들었다. 심지어 코오롱글로벌은 영업이익이 -48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계열사들이 이처럼 뒷걸음 치다보니 지주사도 맥을 못추고 있다. 코오롱 매출은 6조2443억원으로 전년대비 2.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82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08년 지주사 전환 이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 4곳에 사내이사로 등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전환은 경영승계 수업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코오롱 대표이사를 비롯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사내이사,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 등 코오롱그룹 주력 4사의 등기이사에 오른 2024년은 이 부회장에게 중요한 한 해 였다. 아버지인 이웅렬 명예회장에게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했던 시험 무대였기 때문이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룹 입사 11년만인 2023년 11월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고, 2024년 3월 주력사 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그룹의 차기 후계자로 꼽히지만, 다른 재벌의 차기 리더군과 달리 지주사나 주력 계열사의 지분이 전혀 없다.
이웅렬 명예회장은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명예회장은 현재 그룹 지주사 코오롱의 지분 49.74%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영 2년차 맞은 이규호 부회장, 코오롱티슈진에 큰 기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부회장에게 경영 2년차인 올해가 중요한 시점이다. 실적을 반등 시키거나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그룹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펄프 증설,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라인업 다각화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코오롱글로벌은 공공부문과 비주택 수주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브랜드 관리역량을 높이고 중고차 판매 등 신규 서비스를 확장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코오롱티슈진이다.
코오롱은 3월 전승호 전 대웅제약 대표를 지주사 바이오헬스케어 고문 겸 코오롱티슈진 대표로 영입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신약 ‘인보사’(TG-C)의 품목허가 이후 상업화를 염두에 둔 행보다.
코오롱티슈진 내부에서는 인보사의 미국 매출 목표치를 3~4조원으로 잡고 있다. 전 대표 영입은 코오롱의 미래 먹거리인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관련 계열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대표 선임과 관련 “내년 미국에서 인보사 임상 3상이 끝나면 상업화에 집중해 매출을 4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코오롱그룹 제약·바이오 사업을 어떻게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시킬지 로드맵을 그리고 추진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주가는 코오롱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TG-C) 개발 성공 기대감에 힘입어 코오롱 그룹주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은 19일, 전날 대비 9.93% 오른 29,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월 3일 13,650원이던 주가가 한달반 사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TG-C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도 올초 20,000만원대이던 주가가 19일 종가 기준 56,20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코오롱인더스트리 31,800원(0.47%), 코오롱모빌리티그룹 3,090원(13.60%), 코오롱글로벌 8960원(0.67%)를 기록했다.
지금처럼 순항한다면 이 부회장에게 2025년은 경영승계를 향한 희망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한 지분이 없다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지분을 물려받던 스스로 지분을 확보하던 중요한 건 자금인데 코오롱티슈진 등 계열사 들이 지분확보에 어떻게 활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오롱 이규호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 입사
2013년 코오롱글로벌 차장
2014년 코오롱글로벌 부장
2016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상무보
2018년 코오롱 전략기획실 상무
2018년 리벤토코리아 대표이사
201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최고운영책임자 전무
2021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
2022년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
2023년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 대표이사 사장
2023년 코오롱 전략부문 각자 대표이사 부회장(현)
2024년 코오롱글로벌∙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모빌리티그룹 이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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