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첫 공식 회동을 가졌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제1야당 대표와 국내 최대 기업 총수 간의 이번 만남은 경제 위기 속 청년들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대표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며 "지금 경제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결국 우리 역량과 의지로 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두를 위한 삼성이 되시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SSAFY는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지고 사회와의 동행이라는 이름 아래 단순히 사회공헌을 떠나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미래를, AI(인공지능)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이 방문해 준 점에 감사드릴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와 함께 진성준 정책위의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이 참석했으며, 삼성전자에서는 이 회장과 박승희 사장, 백수현 사장, 김완표 사장 등 임원진이 동석했다.
공개 간담회 이후 10분가량 비공개 대화도 진행됐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비공개 대화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곳은 정부가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우리나라의 공공 외교 부문이 일본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게 사실이라 기업과 정부 간의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눴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을 염두에 둔 논의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SSAFY 교육생들과의 온라인 미팅에서 "청년 실업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우리 정치권에서도 정말 고생이 많고, 뚜렷한 대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미래에 대해서 희망을 갖지 못하는 청년이 많은 것 같다. 이런 교육프로그램 통해서 삼성이 청년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건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SSAFY는 삼성과 고용노동부가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1년간 총 1600시간의 교육 및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자를 양성하고 있다. 무상으로 교육 과정을 제공하며, 교육생 전원에게는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을 지급한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수료생 중 7000여명이 국내외 1700여곳에 취업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상법 개정안'과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을 놓고 논란 중인 '반도체 특별법' 등 관련 현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는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근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간 합의가 길어지면서 법안은 상임위 소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최근 재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민생경제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지난달에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현장 방문한 바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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