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공매도를 앞두고 애널리스트의 반응은 시장의 반응과 엇갈린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공매도의 타깃이 될 일부 종목이나 업종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으나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숏 자금들의 주가 하강 영향력보다 롱 자금들의 주가 상승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히려 단기 트레이딩 자금들이 유입되면서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증가되고 수급 환경도 오히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대형주들의 주가 레벨 및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반도체, 자동차, 은행, 배터리 및 2차전지, 철강, 화학, 바이오 등 시장을 움직이는 대형 섹터들의 주가 레벨 부담이 크지 않다. 특히 수출 업종들을 중심으로 볼 때 대체로 가격이 고점대비 크게 하락해 있고 밸류에이션도 경험적 수준 대비 대체로 저평가되어 있다.
둘째, 공매도 재개 시점이 1분기 어닝 시즌을 반영하는 3월말이라는 점이다.
보통 1분기 어닝 시즌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1분기 어닝 시즌을 살펴보면, 4월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대체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혹은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또한, 1분기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수출 기업들의 환율 효과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2월을 바닥으로 3월 이익조정비율이 반등하고 있는 점은 과거 1분기 서프라이즈 효과 재현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이다. 고환율도 1분기 수출 기업들의 실적 우려를 덜고 있다.
셋째, 경험이다. 과거 공매도 재개 시점 전후에서 증시는 모두 상승했다. 2009년, 2011년, 2021년 공매도 재개 시점 전후로 3개월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재개 전ㆍ후 모두 상승했다. 공매도 재개 시점은 보통 위기가 어느 정도 시장에서 해소되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공매도 금지와 재개 상황은 과거와 다소 다른 형태를 보였다고 볼 수도 있다.그러나 시황 측면에서 당장 지수를 크게 하락시킬 위기 국면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외국인 수급 역시 2009년, 2011년 사례에서는 재개 전ㆍ후 유입되는 경향을 보였다. 2021년은 반대 상황이 연출됐는데, 당시는 공매도 재개 시점이 5월 2일이었고, 증시가 3,000포인트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공매도가 재개됐기 때문에 현 시점과는 차이가 있다.
리서치센터는 이밖에도 단기 트레이딩 자금 유입 가능성, 시장 효율성의 증대 등에 따라 공매도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공매도 재개로 인해 주가가 기업 가치를 좀 더 명확하게 반영하게 되고, 시장의 효율성 또한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도 공매도 재개에 따른 영향을 그리 크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공매도 재개는 단기적인 수급 노이즈만 일으키는데 국한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 같은 수급 노이즈로 인해 오히려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했다.
키움증권은 앞선 3차례의 공매도 재개 사례를 들어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했다. 과거 3차례의 공매도 재개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은 중기적으로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공매도 재개 이후 1개월 간 평균적으로 코스피(+2.2%)가 코스닥(-0.9%)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유가증권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고 공매도 타겟이 될 수 있는 바이오, 2차전지 종목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전략팀은 “이는 공매도 재개 이후 펀더멘털이 견조한 대형주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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