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중국 내 사업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재점검했다.
이 회장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글로벌 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해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고위 지도부와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다. 이번 방문에는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도 함께 참여해 한국 기업의 존재감을 높였다.
이날 회동에는 전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해 주목받았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 기업 수장들을 비롯해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 페덱스, 블랙스톤, 스탠다드차타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아람코, 머스크, 사노피, 이케아 등 다양한 국가와 산업 분야의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방중은 삼성의 중국 시장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된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현재 화웨이, 샤오미 등 로컬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시장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중국발전포럼(CDF) 참석 전후로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22일 베이징의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하고, 24일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본사를 찾는 등 전장(車電) 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의 시안 반도체공장은 여전히 회사의 중요한 중국 내 생산기지로, 미국의 대중 규제 상황에서도 핵심 거점 역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방문의 배경에는 복잡한 국제 경제 상황이 놓여있다. 중국은 부동산 위기와 투자·소비심리 약화, 미국과의 무역 긴장 등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겪고 있으며, 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중국은 외국 기업인들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며 대외 개방 의지를 강력하게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쑤저우 공장을 중국 기업에 매각했지만,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은 여전히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에 공급하고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시장에서도 상당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방중은 단순한 외교적 방문을 넘어 삼성의 중국 내 사업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중요한 여정이었다. 특히 하이엔드 제품과 기술 중심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중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적 접근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기업 CEO 3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회동은 중국의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퀄컴, 화이자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함께 참석한 이 회장의 모습은 삼성의 글로벌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이 회장은 삼성의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적 행보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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