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신풍제약 창업주 2세인 장원준 전 대표를 상대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27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는 신풍제약 본사와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의 주요 대상에 당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과정에 관여한 증권사도 포함됐다. 메리츠증권은 장 전 대표 측의 주식 매도를 주관했고, 삼성증권은 주식 매수 측을 대리했다. 검찰은 이들 증권사의 거래 관련 자료와 내부 정보 공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동시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핵심 의혹은 2021년 4월, 장 전 대표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실패 정보를 미리 알고 자신과 가족이 운영하는 송암사를 통해 신풍제약 주식 200만 주를 대량 매도했다는 점이다. 해당 거래를 통해 장 전 대표 등은 369억 원의 손실을 회피하고 1562억 원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매수 측 주관사로 정보유출 혐의는 없다"며 "검찰이 기록 확인을 위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메리츠증권도 유사한 입장을 취하며 거래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으로 판단하고 지난 2월 장 전 대표와 송암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코스피 상장사 실소유주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은 2020년 5월부터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 연구를 진행했으나, 주평가지표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주가가 21만4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임상 실패 이후 현재는 7800원대로 급락했다.
신풍제약 측은 "임상 관련 정보는 2021년 7월에 정식 공개됐고, 내부적으로 알게 된 시점도 같은 해 5월"이라며 주식 매도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한 "회사 발전방향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확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회사는 "5년간 160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투입해 신약개발에 매진했으며,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파라맥스 개발 연구를 끝까지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장 전 대표가 이미 비자금 조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발생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장 전 대표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납품업체의 납품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9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금융위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여러 항변을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었다고 보고 고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향후 진행될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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