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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버지라는 새 얼굴을 보여준 박보검 “관식은 가족들이 넘어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 달려갈 수 있는 단단한 인물”(‘폭싹 속았수다’)

유병철 CP

2025-03-31 07:00:00

[인터뷰] 아버지라는 새 얼굴을 보여준 박보검 “관식은 가족들이 넘어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 달려갈 수 있는 단단한 인물”(‘폭싹 속았수다’)
잘생긴 외모와 출중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 박보검. 여기에 따뜻하고 순수한 심성도 지녔다. 이러니 ‘박보검앓이’는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우리네 부모들의 이야기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년을 넘어 아버지라는 새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박보검이 든든하게 자리했다.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던,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겨울에는 ‘응답하라 1988’ 최택, 봄에는 ‘폭싹 속았수다’ 하나씩 시그니처가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올 ‘굿보이’로 여름을, 이제 가을 매력을 하나 더 챙기면 좋겠다 싶어요. 역할 범위만큼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넓어진 것을 느낀 작품이라 할 수 있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 문소리 분)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 박해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작품은 제주에서 함께 나고 자랐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애순과 관식, 그들의 순수했던 10대 시절과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던 청년 시절, 인생이 던진 숙제와 맞부딪히며 세월을 겪어 낸 중장년 시절까지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다채롭게 그렸다.

“감사해요. 작가님이 써주신 좋은 대본과 함께, 필모그래피로 남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택했던 것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께 행복을 준 것 같아 뿌듯해요. 많은 분들이 그리워해 주신 까까머리 청년 관식뿐만 아니라, 어린 관식부터 중년 관식까지 모든 배우들이 주인공이었던 이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 뜻깊어요.”

박보검은 극 중 운동도 장사도 어떤 힘든 것도 군소리 없이 해내는 양관식 역을 맡았다. 무쇠처럼 우직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유리처럼 투명하다. 투박하고 서툴러 쩔쩔매면서도 애순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믿음 하나로 용감하게 삶과 맞선다.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금과 같은 인물이자,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으로서의 멋진 모습에 집중했어요. 10대 때는 운동선수이자 듬직한 성정이 보였으면 한다는 말씀에 잘 먹고 운동하면서 몸을 키웠어요. 20대 이후의 모습은 아끼고 좋아하는 애순과 그 사이의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아가페적 사랑의 결정체로 생각하고 접근했죠. 가족들이 넘어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 달려갈 수 있는 단단한 인물로서 성숙해가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어요.”

사실 분량이 많은 건 아니다. 애순과 금명으로 1인 2역을 소화 중인 아이유와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양관식이 중년이 되는 2막 중반부터는 박보검의 모습을 더욱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보검은 어리숙한 소년이 청년이 되고 가족을 책임지는 아버지가 되는 일련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안겼다.

“분량이 줄어들어 아쉽다는 소리를 많이 해주시는데 저도 아쉬워요. 그런데 저는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제 위치에서 가장 적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청년 관식을 연기한 저는 어린 관식과 장년 관식을 연기한 배우님들 덕분에 더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아역부터 청년, 장년까지 관식은 한 사람이에요. 모두가 주연이었던 작품이죠. 개인적으로는 해준 선배의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대본리딩 때 외에는 크게 마주치지는 못했는데, 걸음걸이부터 말까지 포인트로 뒀던 부분들을 알아채시고 물 흐르듯 연결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인터뷰] 아버지라는 새 얼굴을 보여준 박보검 “관식은 가족들이 넘어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 달려갈 수 있는 단단한 인물”(‘폭싹 속았수다’)

초반에는 애순을 향한 순애보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일례로 어선을 장만한 기념으로 잔치를 벌이는 동안에도 애순에게만 시선을 고정하다 응급 상황이 되자마자 바로 달려가는 장면 등 항상 애순이 먼저인 양관식의 모습은 잔잔하지만 든든하다.

“금은동호 키스신은 10대 관식, 애순과는 다른 과감함을 좀 더 강조해 표현하고자 했어요. 애순 그 자체였던 아이유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꽁냥거리는 연기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도움이 컸어요. 대본상에서 봤던 소위 반 바퀴 혁명적인 요소와 함께, 금은동명과 애순을 사랑하는 마음이 예쁘게 보여진 장면이라 할 수 있어요. 동갑내기 친구인 아이유와 작업 할 수 있는 기회에 즐거웠어요. 물론 연기할 당시에는 애순의 복잡한 감정 서사와 금명의 호흡들을 모두 챙겨야 하는 그였기에 서로 연기에 집중하는 데 바빴어요. 오히려 홍보하면서 더욱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고 친해졌죠. 애순과 금명을 호흡하면서 콘서트까지 준비하는 그를 보면서 '마음의 체력이 정말 튼튼한 친구'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아이유, 관식처럼 성실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막에 들어서며 박보검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6회에서 관식은 막내 아들 동명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닥뜨린다. 애증의 바다 앞에서 '무쇠가 무너졌다'는 내레이션에 파도 소리마저 덮어버린 박보검의 오열 연기가 더해지며 안방극장에 더욱 묵직한 감정을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아들의 사망신고서를 직접 쓰며 다시 한번 무너져 내리는 동사무소 장면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이유 등 많은 이들과 함께 만들어낸 앞선 장면과 달리 동사무소 장면에서는 부러졌지만 끝내 우뚝 솟아있는 검지처럼, 무너지더라고 결국 꼿꼿하게 버텨내야 하는 관식의 모습을 박보검은 오롯이 자신의 감정 연기만으로 완성했다.

“동명의 사망신은 막상 접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조심스러우면서도 보시는 분들께 슬픔 이상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함께 해주신 배우분들이 잘 만들어주신 현실적인 분위기와 함께 믿기지 않는 현실에 대한 충격과 가장으로서의 무게감을 떠올리며 장면에 접근했던 것 같아요.”

이처럼 큰 제스처나 대사량이 많지 않은 캐릭터의 모습을 덤덤하게 쌓아 올리더니 감정 폭발 장면으로 큰 한 방을 남긴 박보검이다. 덕분에 시청자로서는 관식의 서사를 따라가며 몰입할 수 있었고 마지막에는 박보검에게서 '우리네 아빠의 얼굴'을 발견했다.

“군 복무 당시 받았던 ‘굿보이’ 이후에 들어온 ‘폭싹 속았수다’ 대본을 놓고 해 보고 싶으면서도, ‘어린 나이 가장으로서 성장해가는 인물의 서사를 잘 그려낼 수 있을까’가 고민이 됐어요. 그런데 막상 글을 읽고 공감하면서 표현하다 보니 조금은 캐릭터를 향한 담대함도 생기고, 하고 싶은 범위가 늘게 된 것 같아요.”

박보검은 1시간 남짓 이야기하는 내내 솔직하면서도 진중했고 또 밝았다. 평소 박보검의 모습이 양관식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에게 더 열광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저는 관식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편이에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올곧은 성정과 성실함을 직접 느끼게 되고, 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흥행 꽃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박보검의 차기작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흥행보증수표’로 우뚝 서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보검이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대중의 기대치를 위해 차기작에 신중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 이후 그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또 추천할 수 있더라도 작품 안에 제가 여러 면이 공감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치가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봐요. 그 능력치가 입대 전보다는 넓어졌어요. 악역은 조금 더 무르익었을 때 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 무르익음이 멀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그래서 앞으로 저의 선택이 기대되고 기다려져요. 어떤 악역이 가능할지, 이야기가 재밌고 추천하고 싶은 소재라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사진 제공 = 넷플릭스]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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