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유가 밝힌 성공 비결 “‘폭싹 속았수다’는 인복의 정점을 찍은 작품. 많이 부족한 저를 모두가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셨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0612045001525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넷플릭스 16부작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속 애순과 금명을 연기한 아이유(본명 이지은)를 지난 2일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팔불출 무쇠’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처음 받았던 대본에는 16부까지 전체적 내용은 없었어요. 초반부를 먼저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죠. 특히 3화에서 관식이 애순을 향해 헤엄쳐 오는 부분이 재미있더라고요.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느낌이었어요. 힘들게 재회해서는 애틋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나 옷값 물어내야 해'라는 유쾌한 대사를 툭 내뱉는 게 재미있었어요. 절절했다가 유쾌했다가 눈물을 흘리게 했다가 또 웃게 했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었죠.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이어서 후반까지도 재미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한 여자의 일생이자, 두 세대의 삶이 교차하는 이야기다. 이 서사의 중심에는 아이유가 있다. 그는 극 중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연기한다. 이 둘은 단순하게 다른 인물이 아닌, 어머니와 딸이라는 혈연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아이유는 한 인물의 인생을 살아낸 뒤, 그 인물의 자식으로 다시 존재한다.
“대본을 기준으로 캐릭터는 물론 연령대를 나누며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특히 애순이로서 (문)소리 선배와의 연결감은 물론, 중년까지 이어지는 금명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구분해서 접근했죠. 목소리나 스타일링 등은 함께 고민해주시는 스태프분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접근하면서도, 연령대별 눈물 포인트나 감정표현 방식들을 신중히 고민했어요.”
![[인터뷰] 아이유가 밝힌 성공 비결 “‘폭싹 속았수다’는 인복의 정점을 찍은 작품. 많이 부족한 저를 모두가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셨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0612052505254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박보검(청년 관식 역)과 함께 철부지 커플부터 부모로서의 성숙까지 청년기 애순의 감정선은 물론, 박해준(장·노년 관식 역), 문소리(장·노년 애순 역)와 함께 청년기부터 중년까지 무르익는 금명의 인생을 표현해내는 모습은 글로벌 시청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촬영 현장이 순차적으로 펼쳐지는 게 아니라, 장면마다 필요한 캐릭터로 접근해야 하기에 감정적으로 엇갈릴 때가 있었어요. 애순으로서 아기 금명과 함께 연기한 직후, 성년 금명이 돼서 모난 말을 해야 할 때 애순에게 이입돼서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싶고, 표현을 사리게 되더라고요. 그때 감독님께서 저를 잡아주셨어요. 중년의 금명이 회상하는 나레이션과 함께, 연기하는 현시점의 금명은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이 투정할 수 있는 시선임을 각인시켜주셨다. 이후에는 대본을 토대로 명확하게 구분해서 생각하게 됐어요.”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장면마다 다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에 진정성을 불어넣었다. 1막부터 4막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이 작품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임했는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눈빛, 호흡, 표정, 말투, 몸짓 하나까지 세심하게 조절하며 애순과 금명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닌 두 인간의 깊이 있는 삶을 담아냈다.
“감정몰입은 작가님이 대본으로 그려주신 감정선을 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뤄졌어요. 다만 눈물연기가 유독 몰려있는 날들이 있었는데, 그때 새벽부터 밤까지 연기하다 보면 수분이 없어서 눈물이 안 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동명이 묘소 신 등 날씨가 험악한 날에 촬영했던 장면들을 비롯, 스태프들의 노고가 거듭되는 현장에서 실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정말 많이 울었던 장면은 아버지 관식과의 병실 신이었어요. 장면 자체도 그랬지만, 정말 많이 야위어진 해준 선배의 모습과 함께 ‘다정해줘, 다정해줘’ 하는 대사가 겹쳐져 자연스레 눈물이 나더라고요.”
같은 캐릭터 안에서도 장면마다 다른 결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다채로운 면모를 극대화한 아이유의 연기 스펙트럼은 과연 어디까지 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커리어 우먼의 당당한 모습,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따뜻함, 부모에게 투정을 부리는 딸의 모습, 그리고 듬직한 면모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반복되는 나레이션에서도 그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한 문이 닫히면 반드시 다른 문이 소리를 낸다”는 동일한 문장도 상황마다 달라지는 감정선과 어조로 깊이를 더해 각각 다른 울림을 주며 더욱 극에 몰입하게 했다.
“소녀 시절 금명은 대학합격 시절의 해맑은 모습이나 아역 금명의 빠른 내적성숙에서 보듯, 부모들을 향한 어느 정도의 부채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성년 금명은 가족과 분리된 서울살이와 함께 금수저 남친 영범을 비롯한 주변환경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자격지심이 두드러지고, 이후에는 단단한 믿음과 함께 자기애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죠.”
![[인터뷰] 아이유가 밝힌 성공 비결 “‘폭싹 속았수다’는 인복의 정점을 찍은 작품. 많이 부족한 저를 모두가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셨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0612054307988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아이유가 처음으로 어머니 역할에 도전했다는 사실이다. 애순은 자식 때문에 생의 의지를 잃고, 또 자식 덕분에 생의 의지를 새기는 인물이다. 아이유는 그런 애순의 다단함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집에 애순이는 있는데, 관식이는 세상에 하나뿐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찍으면서 엄마의 모습을 투영하게 됐어요. 실제 금명과 비슷한 연령대와 함께 여리지만 강단 있게 견뎌온 엄마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어요. 엄마도 여느 때와 달리 네 번이나 정주행하시면서 시청자 마음으로 집중해보신 것 같더라고요.”
그가 걸어온 배우로서의 길, 앞으로 펼쳐갈 연기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이유의 눈빛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이었으며 그 안에는 작품 속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아이유 만의 매력이 담겨 있었다.
“저는 인복이 정말 많아요. 데뷔 직후부터 많은 선배들이 음악을 듣고 추천해주셨고, 지금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번 ‘폭싹 속았수다’는 그러한 인복의 정점을 찍은 것 같아요. 출연 자체만도 감사한데, 많이 부족한 저를 모두가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셨어요. 감독, 작가님은 물론 스태프들, 동료 배우들까지 모두의 배려로 이렇게 마무리됐어요. 물론 그에 따라 매 순간 열심히 준비하죠. 마음먹은 대로 제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과 함께 칭찬을 받게 되면 보람을 느껴요.”
아이유는 차기작 ‘21세기 대군 부인’으로 배우로서의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극 중 아이유는 재계 1위 재벌가의 둘째 딸로 태어나 뛰어난 미모와 지성, 강렬한 승부욕까지 모두 갖춘 성희주 역을 맡는다.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아이유가 그려낼 성희주에 기대가 모아진다.
“‘폭싹 속았수다’ 연기와 함께 연예인으로서도 가을을 맞이한 것 같아요. 가수든 연기든 꽈랑꽈랑한 여름처럼 열정적으로 활동한 결과들을 수확하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 촬영이나 앨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자각시키면서 잘 다독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 제공 = 넷플릭스]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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