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매출액 6조3천억원(전년 동기 대비 2% 증가, 전분기 대비 3% 감소), 영업이익 3,750억원(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매출액 6조원, 영업이익 672억원)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iM증권 정원석 애널리스트는 “실적 호조는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효과와 북미 주력 고객사인 GM의 물량 재고 조정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약 1,000억원 후반대로 추정되는 일회성 이익과 비상경영체제 내부 비용 절감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높은 재고 수준과 중국 업체들과의 점유율 경쟁으로 상반기 내 의미 있는 수요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수익성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4월 2일 미국 트럼프 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무역국에 대해 국가별로 차등화된 개별 관세를 매기는 상호 관세 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조치를 두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미국으로 전기차를 수출하는 해외 완성차 업체들뿐만 아니라 미국 완성차 업체들도 주요 부품 조달 가격이 상승해 미국 내 전기차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 내 대규모 배터리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다. 배터리 핵심 4대 소재 중 전해액을 제외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은 미국 내 생산 설비가 구축되어 있지 않으며, 대부분 한국에서 조달받고 있다.
iM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에서 공급되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에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생산원가는 약 15%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완성차 업체들에 이 비용을 100% 전가하지 못할 경우 큰 폭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한편, 완성차 업체가 미국 관세로 인한 배터리 가격 상승분을 수용하더라도 전기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북미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연간 영업이익에서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와 수익성 악화 우려로 1분기 이후 실적 전망의 가시성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완성차 업체들과의 논의를 통해 적정선에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 시점에서 배터리 셀 출하량과 수익성 등을 세부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실적 추정은 4월 30일 예정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이후 재조정될 예정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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