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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유상증자 규모 1.3조 축소. "승계 논란 불식" 전략적 결정

유상증자 3.6조→2.3조 축소. 소액주주 부담 완화
한화에너지 등 3개사 참여

안재후 CP

2025-04-08 11:11:40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규모 1.3조 축소. "승계 논란 불식" 전략적 결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3월 발표했던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줄어든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유상증자 자금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을 위한 경영권 승계 과정에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식시키고,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부담과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당초의 유상증자 계획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매년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자금 조달 목적별로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2조4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시설자금은 1조2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신주 발행 가격은 당초 60만5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15% 할인됐으며, 청약예정일은 6월 4일에서 6월 5일로 하루 연기됐다. 이러한 조정은 주주들의 부담을 경감시키면서도 회사의 자금 조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조치가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주식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을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되돌리는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을 지불했는데, 이 자금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2022년 11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2022년 11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가 시가로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소액주주들은 15% 할인된 가격에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한화에너지 대주주 측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일종의 '희생'을 감수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소액주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한화그룹 측은 "한화에너지가 시가로 주식을 매수하게 돼 사실상 대주주가 희생을 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소액 주주들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15% 할인된 가격으로 참여해 이득을 보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렇게 한화에너지의 1조3000억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원상복귀 할 경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그룹 대주주로서 1조3000억원을 경영권 승계자금으로 쓸 것'이라는 세간의 오해와 억측은 불식될 것"이라며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가 그만큼 줄어 소액주주들의 부담이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3000억원의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였고,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 측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조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사업 목적상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했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경영권 승계와 연결하는 여론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 조선, 에너지 업체들의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글로벌 안보 지형 변화와 방산 경쟁 격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자금 확보가 핵심 목적이었으나,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 고려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번 결정은 지난 3월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게 (주)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정도경영', '투명승계'를 강조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히는 등 승계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한 바 있어, 이번 유상증자 규모 축소와 제3자 배정 방식의 도입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일관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방산과 항공우주,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한화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이번 유상증자 규모 조정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 도입을 통해 경영권 승계 관련 논란은 한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필요한 자금 3조6000억원은 여전히 모두 조달할 계획이지만,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규모 1.3조 축소. "승계 논란 불식" 전략적 결정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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