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움직임들만으로도 덕희의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절정의 감정을 강약 조절하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치솟게 하기도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컨트롤하는 덕희가 세옥 앞에서만 유독 무장 해제되는 순간은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덕희에게 이입하여 인물의 호감도를 높이는 건 설경구의 탁월한 표현력 때문이라는 평.
설경구의 주특기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감정과 서사를 살려서 그 자체로 개연성을 만드는 설경구이기에 악역인지, 선역인지 구분되지 않는 최덕희라는 복잡한 인물 역시 자꾸 응원하게 되게 되고, 빠져들게 하는 것은 그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8회 말미, 오랜 시간 끝에 수술실에서 세옥과 다시 마주하게 된 덕희의 모습을 통해 최덕희 그 자체로 완성시켰다.
이렇듯 배역과 촬영 현장에 철저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녹아 든 설경구는 극의 중심에서 때로는 이끌기도 하고, 때로는 든든하게 받쳐 주기도 하며 '하이퍼나이프'의 완성도에 힘을 실었다.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묵묵하게 보여준 설경구. 쉴 틈 없이 차기작 촬영을 이어갈 그의 행보와 변신이 기다려진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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