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박종태 이글스 대표(오른쪽), 이글스 주장 채은성 선수와 40주년 기념 유니폼을 입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신축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지난 11일 처음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야구단 창단 40주년과 신축 야구장 개장을 축하하기 위한 것으로, 김 회장은 "세계 최고의 팬과 함께 이글스 40년의 역사를 만들어왔다"며 "'최강한화'를 외치는 뜨거운 함성에 가슴 뛰는 이글스만의 스토리로 보답하자"고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재계에 소문난 '야구광'으로 알려진 김 회장의 야구단 사랑은 단순한 '지원' 수준을 넘어선다. 1993년부터 한화 이글스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야구단 지분을 직접 보유한 유일한 인물이다. 특히 성적이 부진할 때에도 그는 인내심 있게 기다렸고,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약 1500억 원을 들여 대전 중구에 최신식 야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신축했다. 이는 단순한 홈구장 교체가 아닌, 지역과 팬, 구단 모두를 위한 '야구문화의 허브'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넓어진 좌석, 쾌적한 화장실과 푸드존, 가족 단위 관람 공간 등은 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 회장의 야구장 방문은 선수들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정규 리그 기간 중 9차례나 대전 이글스 홈 경기장을 찾았고, 방문한 9경기에서 5승4패로 5할 이상 성적을 거두었다. 이런 '행운'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승리 요정'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11일 방문 당시에도 한화 이글스는 키움 히어로즈에 12대2 대승을 거뒀으며,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했다.
김 회장의 야구 사랑은 그의 경영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줄곧 기업은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대전 연고의 한화 이글스는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라, 한화그룹이 지역과 소통하고 책임을 다하는 상징이자 정체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아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이자 한화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 역시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구단 운영을 면밀히 챙기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야구 이야기만 나오면 부자(父子)가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릴 정도다.
한화는 올해도 구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류현진 복귀(8년 170억원)에 거액을 투자했음에도 '가을 야구'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시작 전 엄상백과 심우준을 각각 최대 78억원, 50억원에 영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이글스 내부에서는 "올해 만큼은 다르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는 정말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다"라며 "이글스 40주년까지 겹쳤으니, 새구장과 함께 꼭 일을 내리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야구 사랑은 '한화다움'의 또 다른 표현이다. 재계 서열 7위지만 2025년 들어 시가총액 기준으로 7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그룹 중 5위에 올라선 한화그룹의 성장과 함께, 이글스도 새로운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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