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출시된 우리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우리WON MTS'를 들어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이르면 이달 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금융위원회는 "승인 여부와 시기가 정해진 바 없다"고 반박했지만, 금융계는 최종 승인을 시간 문제라고 본다.
작년 8월 1조5500억원에 동양·ABL생명 인수에 나선 지 7개월 만이다. 그 사이 우여곡절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미흡하다며 올 3월, 우리금융의 신용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2등급 이상이어야 보험사 인수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다.
‘조건부’이긴 하지만 승인을 통해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의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사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에 집중한 것은 임 회장 취임 직후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은 '만년 4위'를 벗어나기 위해 비은행 부문 확장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을 통해 출범했는데, 자기자본 1조5000억원으로 어음 발행이 가능해진 점이 특혜 의혹으로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는 4조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종금업을 유지함으로써 낮은 자본으로도 어음 발행이 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전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종룡 회장의 영향력 행사 여부가 논란이 되었고, 대통령실까지 조사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보험사 인수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금융당국, 특히 금융위원회와의 관계를 활용해 인수에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냈다는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의 엄격한 평가와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이라는 '예외'를 검토하는 점이 논란의 중심이다.
정치권에서도 임 회장과 금감원장 간 '미묘한 관계', 이른바 '신관치'(신(新)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임 회장에 대한 금감원의 압박이 과도하다고 비판하며, 양측의 관계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금융위원장 출신에게 우리금융 회장이라는 직함이 어울리지 않는 건 사실"이라며, "그동안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한 다양한 복안을 갖고 있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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