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으로 전 세계에 K-푸드 열풍을 일으키며 삼양식품의 글로벌 도약을 이끈 김정수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 부회장은 관세 이슈와 해외 사업 확장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주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김정수 부회장은 2023년 8월 말 취임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다만 그룹 전략 수립에 계속 관여하기 위해 삼양라운드스퀘어 사내이사직은 유지하며 이사회에 참여한다.
김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삼양라운드스퀘어 신임 대표로는 재무 전문가인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1978년생인 장 신임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위메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치며 경영 역량을 쌓아왔다. 2023년부터는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며 사내이사로도 활동해왔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2025년은 삼양식품에 있어 밀양 2공장 완공, 해외 사업 확장, 불닭 모방제품 대응, 관세 이슈 등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최고경영자로서 관련 사업 및 포트폴리오 확장, 수출 지역 다변화, 관세 대응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재무 및 관리 전문경영인을 통해 운영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장석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현옥 비즈니스전략실장도 지난달 말 삼양라운드스퀘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1981년생인 하 실장은 대상FNF 글로벌영업부 과장, 대상 해외사업전략·기획 부장을 거쳐 2023년 11월 삼양라운드스퀘어에 합류한 바 있다.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 이사회는 장 신임 대표와 함께 김 부회장 및 그의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상무)이 사내이사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치훈씨가 감사를 맡고 있다. 별도 사외이사는 두고 있지 않다.
삼양식품의 밀양 제2공장은 올해 5월 완공 예정으로, 이를 통해 연간 라면 생산량을 18억개에서 23억6000만개로 늘려 미주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트럼프 관세 이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경영 체제 개편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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