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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재도 노력형도 아니라는 ‘천의 얼굴’ 박은빈 “저의 게으름을 잘 알기에, 꾸준히 살아가고 있는 게 제 방식”(‘하이퍼나이프’)

유병철 CP

2025-04-22 07:00:00

[인터뷰] 천재도 노력형도 아니라는 ‘천의 얼굴’ 박은빈 “저의 게으름을 잘 알기에, 꾸준히 살아가고 있는 게 제 방식”(‘하이퍼나이프’)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배우 박은빈이 강렬했던 도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3월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로 화제를 모았던 디즈니+의 최초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정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최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드라마. 박은빈의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로 캐스팅 단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던 작품이다.

“이미지 탈피보다는 안 해본 장르나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에 가볍게 출발했어요. 기존과는 다른 결의 캐릭터와 작품 호흡으로 파격감을 느꼈다고들 해서 신선했죠. 전 늘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편인데, ‘하이퍼나이프’ 역시 그랬죠. 더 신기했던 건 제작사에서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이 작품의 로그 라인을 보고 저를 떠올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 역할을 하면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이 날 것 같았다고요. 그게 되게 재미있었어요. 저로서도 상상 못 한 조합이었거든요. 그래서 대본을 읽고 더 끌렸어요. 해볼 만하겠다 싶었죠.”

박은빈은 섀도우 닥터로 전락한 채 스승 덕희를 향한 분노 섞인 집착을 드러내는 정세옥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이자 방해자들을 없애는 살인자로서 극단적인 양면을 아우르는 그의 광기 연기는 직전 ‘무인도의 디바’나 화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당시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역사적 인물이 아닌 이상 따로 참고 작품을 찾기보다 나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요. 저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나면 친구처럼 느껴요. 연기를 하다 보면 그 인물의 세계를 점점 이해하게 되고, 그걸 제 안에 두게 되거든요. 세옥이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에는 이 인물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 어렵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됐어요. 심리학을 전공한 덕분에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특성 같은 걸 조금은 구조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고요.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짓고 싶진 않았어요. 저는 이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이해하고 싶었고, 그게 가능해야 연기를 할 수 있어요.”

박은빈은 기대에 부응하듯 뇌와 수술에 대한 광기와 열망부터 덕희와의 오묘하고도 뒤틀린 사제관계까지 휘몰아치는 이야기의 중심에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거침없는 충동 본능으로 가득 차 예측이 불가능한 캐릭터인 정세옥을 눈빛과 말투, 행동, 디테일한 심리 분석 등을 덧대어 완성해낸 박은빈은 폭발적인 감정의 깊은 변화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극 전체의 뜨겁고도 날선 텐션을 조율했다.

“특별한 계산보다는 ‘살인이 미화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세옥으로서 낯선 이미지들을 치열하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파괴력 있는 악행과 폭언을 연기하면서도, 여러 거친 장면들이 그렇게까지 표현될 줄은 몰랐어요. CG와 함께 더욱 스펙터클해진 것 같아요.”

[인터뷰] 천재도 노력형도 아니라는 ‘천의 얼굴’ 박은빈 “저의 게으름을 잘 알기에, 꾸준히 살아가고 있는 게 제 방식”(‘하이퍼나이프’)

배우 본연의 모습을 깨끗이 지우고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박은빈에게 연일 호평이 계속된 가운데 “세옥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부디 세옥이의 감정선을 따라와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공개 전 밝혔던 그의 바람처럼 회차가 거듭될수록 박은빈의 성실한 노력이 꽃을 피워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불러일으키며 시선을 모았다.

“8부 양 경감과의 대치 장면은 작품 전반의 클라이맥스 포인트로서, 큰 책임감과 함께 이틀간 개인적으로 사투를 벌였어요. 혼신을 다한 만큼 ‘나도 모르게 눈물 났다’ 하는 반응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어요. 미란이나 양 경감과의 호흡을 비롯한 여러 거친 장면들에서 보여지는 분위기와 함께, 스스로 못 봤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어 신선했어요. 팬들이 그러한 장면을 보고 무섭다고 말해줬는데, 그러한 반응 또한 특별했어요.”

‘하이퍼나이프’는 세옥과 그의 스승 덕희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메디컬 스릴러다. 작품은 둘의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서로를 파괴하고 동시에 필요로 하는 극단적 애증으로 격동한다. 덕희로 출연한 설경구와는 첫 호흡. 현장 케미는 어땠을까.

“(설경구) 선배와 대립 장면에서는 감사하게도 ‘직접 안 맞아도 된다’라고 해줬음에도 장면상 이유로 촬영을 했는데, 다행히도 선배와 합이 잘 맞아서 무난하게 촬영했어요. 반대 입장에서도 그랬어요. 선배를 때리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촬영을 하게 되니 마음이 좀 안 좋더라고요. 격한 대립들로 풀어지는 관계들이 다른 드라마와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선배와는 정말 많은 소통을 했어요. 생각보다 직접 마주하지 않으면서도 서로를 그리는 스토리라인 이었기에, 내 촬영분을 말씀드리고 선배와 감정 톤을 맞췄죠.”

박은빈의 필모그래피는 흥미롭다. 배우로서 색다른 모습을 각인시킨 ‘청춘시대’, 걸크러쉬 운영 팀장으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 ‘스토브리그’, 청춘의 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로맨스 장인의 탄생을 알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전무후무한 남장 여자 왕으로 강인함과 복합적인 감정의 깊이를 담아낸 ‘연모’ 등 그의 작품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언제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 역을 맡아 신드롬급 인기를 견인했다. 또한 ‘무인도의 디바’에서 서목하 역으로 분하며 노래라는 또 한 번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짧은 시간 안에 희로애락을 겪어야 하는 것이기에, 직전과는 반대되는 성향들을 주로 택하곤 해요. 저는 천재도 아니고, 극단적인 노력형도 아니에요. 사람마다 기준의 역치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저의 게으름도 잘 알고 있어요. 다만 그걸 인정하면서도 꾸준히 살아가고 있는 게 제 방식인 것 같아요. 연기력이라는 게 항상 선형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때론 정체된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훅 올라가요. 그걸 저는 계단식 성장이라고 봐요. 그런 순간들을 믿고 연기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천재도 노력형도 아니라는 ‘천의 얼굴’ 박은빈 “저의 게으름을 잘 알기에, 꾸준히 살아가고 있는 게 제 방식”(‘하이퍼나이프’)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는 ‘천의 얼굴’ 박은빈. ‘하이퍼나이프’로 다시 한번 증명한 그의 연기 내공과 한층 더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은 ‘확신의 믿보배’로서 앞으로 그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잘 택한 것 같아요. 인정받는 재미도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많았던 꿈들을 캐릭터로서 경험해보고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또한 OTT를 통해 좀 더 넓은 세상에 콘텐츠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감사해요.”

‘하이퍼나이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박은빈은 현재 차기작 ‘더 원더풀스’ 촬영에 한창이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personchosen@hanmail.net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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