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역대급 조건을 내세우며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사비만 약 1조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지연됐던 용산정비창 개발의 신호탄이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맞닿은 서울 도심 핵심 입지라는 상징성으로 두 건설사가 사활을 걸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번지 약 7만1901㎡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 동 규모로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단지로 추진된다. 예상 공사비는 9558억원으로, 3.3㎡당 약 960만원 수준이다.
두 건설사는 약 10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납부하고 응찰한 상황으로, 조합은 오는 6월 중순께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근 2~3년 사이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건설사 간 수주전이 거의 실종된 상태에서 시공 순위 10위권 내 두 건설사가 수주전을 불사한 것은 그만큼 용산 개발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HDC현산, '더 라인 330' 프로젝트로 통합 개발 추진

HDC현대산업개발
HDC현산은 '더 라인 33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330m 길이, 높이 74.5m 규모의 스카이라인 커뮤니티를 조성해 한강변에서 가장 긴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자사가 운영 중인 용산아이파크몰과 추진 중인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개발, 철도병원 부지개발 등 용산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뉴욕의 허드슨야드나 도쿄의 롯폰기힐스·아자부다이힐스와 같은 도시개발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DC현산은 평당 공사비로 858만원을 제시해 포스코이앤씨(894만원)보다 36만원 저렴한 조건을 내걸었다. 또한 사업비 대출금리는 업계 최저수준인 CD금리+0.1%로, 포스코이앤씨의 CD금리+0.7% 대비 0.6%포인트 낮게 제시했다. 공사기간은 42개월(포스코이앤씨 47개월)로, 5개월 빠른 완공을 약속했다.
특히 HDC현산은 조합원당 최저 이주비로 역대 최고 수준인 20억원(LTV 150%)을 제안해 과거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이 제안했던 12억원, 경쟁사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16억원(LTV 160%)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주동 수를 9개로 설계해 포스코이앤씨(12개 동)보다 건물 사이 거리를 넓혀 개방감과 조경 면적 확보에 중점을 뒀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팀과의 협업을 통해 단지 내 체류형 조경공간 조성에도 힘을 실었다.
포스코이앤씨, 1조5천억 사업촉진비로 승부수

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에 '사업촉진비 1조 5000억원 이상'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이는 HDC현산이 제시한 1320억원 대비 11배가 넘는 규모다. 사업촉진비는 정비사업 과정에서 시공사가 조합에 지원하는 자금으로 주로 인허가 비용, 이주비 등을 충당하는데 활용된다.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세대당 약 34억원 이상의 사업비 규모가 도출된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비로 조합 예정가격(9558억원)보다 459억원 낮은 9099억원(3.3㎡당 894만원)을 제시했으며, 사업비 4조원을 책임조달하고 사업촉진비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직접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CD금리+0.85%라는 실현 가능한 대출금리 조건을 제시했는데, 이는 높은 자체 신용등급과 제1금융권 5개사와의 금융협약을 완료했기 때문에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하고,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의 창립자인 벤 반 베르켈(Ben van Berkel)이 직접 참여해 파노라믹 파사드, 크라운 타워, 스카이워크 브리지 등 혁신 설계를 선보이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 101층 높이의 '해운대 엘시티', 여의도 '파크원', '더현대서울' 등을 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글로벌 중심의 랜드마크로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조합원 100% 한강 조망권을 약속하고, 한강과 남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세 곳의 스카이 커뮤니티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병원 산하 건강증진센터 유치와 함께 본사 조직의 용산이전을 추진해 사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은 현재 계획보다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친 후 정비 계획안을 변경할 계획으로, 획지 통합과 용도지역 변경 등을 통해 건물 높이는 49층까지 높아지고 세대 수도 1800가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두 대형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은 6월 중순 결정될 예정이며,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는 건설사는 서울 도심 핵심 입지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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