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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상륙작전 ⑤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 이사회 의장 등극 3세 경영 본격화

종투사 관문 통과하며 장악력 높여 … ‘큰 大 믿을 信’은 2% 부족

신규섭 금융·연금 CP

2025-04-28 17:07:24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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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2023년은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이 어머니 이어룡 회장에게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은 해다. 의장직을 물려받으며 3세 경영 체제를 굳건히 한 그는 지난해 12월 대신증권을 국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이하 종투사)로 등극시키며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신증권 실질적 수장으로 자리매김 한 양 부회장은 대신금융그룹 전체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초대형 IB 진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발표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증권 경영 귀재’로 통하는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

‘큰 大 믿을 信’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대신증권. 그 역사는 한 사람의 '거상의 꿈'에서 시작됐다.
1925년 전남 나주군 송촌리에서 태어난 양재봉 창업주는 목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은행에 입사하며 금융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은행원에 만족하지 않고 미곡상, 양조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고, 극장 사업에서 첫 성공을 거뒀다.

금융업 경영자로서 본격적인 시작은 1970년대 초 한일은행 서울 청량리 지점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였다. 지점장 부임 1년 만에 예금 계수를 2배로 늘리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그는 미원그룹 임대홍 회장, 해태제과 박병규 사장과 함께 '대한투자금융'을 설립했다.

증권회사 설립은 일본 방문 중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선진적 체계에 감명받은 후였다. 정부의 새 증권회사 설립 허가가 까다로웠던 1975년, 양재봉은 직원 11명의 망해가던 중보증권을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이후 업계 최초로 '전광시황 속보판'을 설치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며 업계 2위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성공 가도에도 암흑기는 찾아왔다. 사장 취임 4개월 만에 영업부장이 일으킨 대형 금융사고로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은 양재봉은 사장직에서 물러나 3년간 은둔 생활을 해야 했다.

1981년 대주주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다시 사장직에 복귀한 그는 자본잠식 상태였던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구두쇠 100일 작전', '개미작전' 등을 통해 직원들을 단합시키고 회사 재건에 올인했다.

1980년대 중반 국내 증시의 활황과 함께 대신증권은 부활했고, 양재봉은 대신경제연구소, 대신개발금융, 대신전산센터 등을 잇따라 설립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IMF 외환위기 때도 단기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안전한 국공채 위주의 채권형 펀드만을 취급하는 보수적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3년만에 끝난 2세 경영, 남편 이어 회장 취임한 이어룡 회장

양재봉 창업주는 2001년 현업에서 물러나고, 차남인 양회문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대학 졸업 후 대신증권 공채 1기로 입사한 양회문은 10년간 증권 전 부문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회장 취임 후에는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생명보험, 정보통신 등을 계열 분리하고 대신증권, 투신운용, 경제연구소 중심으로 그룹을 정비했다.

그러나 2002년 초 폐암 진단을 받은 양회문 회장은 약 3년간의 투병 끝에 2004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고 이후 대신증권을 이끄는 주역은 그의 부인이자 양재봉 창업주의 둘째 며느리인 이어룡 회장이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어룡 회장은 남편의 투병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은 후 2004년 10월 회장에 취임했다.

이어룡 회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강단을 겸비해 회사를 이끌어갔다. 한 달 만에 109개 전 영업점을 순회 방문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자본통합시장법 제정에 따라 일본, 대만 등 외국 금융기관과의 국제적 제휴를 진두지휘하는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성공적인 보스상륙작전을 앞두고 있는 양홍석 부회장은 바로 양회문 회장과 이어령 회장의 장남이다. 양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7년 7월 대신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평사원으로 입사했지만 이듬해인 2008년 5월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고, 그로부터 5개월 후인 10월에는 대신증권 전무로 올라섰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27세였다.

양홍석 부회장이 초고속으로 승진할 수 있었던 것은 집안 내부적으로 후계자를 빨리 배출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양회문 회장과 이어룡 회장 사이에는 장남인 양 부회장 외에 차남 홍준, 장녀 정연이 있었는데 차남은 2008년 모로코 여행 중 교통사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자마저 잃은 양재봉 창업주와 남편에 이어 아들을 잃은 이어룡 회장의 상심은 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신증권은 양홍석 중심으로 경영승계 작업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경영승계 속도가 빨라진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고령인 양재봉 창업주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특수관계인까지 합쳐 지분율 17.67%, 불안한 경영권

2025년 1월 현재, 양홍석 부회장은 개인 최대주주다. 지난해 12월 대신증권은 종투사 지정을 기념해 임직원들이게 자사주를 상여로 지급했는데 양 부회장은 9만9850주를 받아 지분율을 10.68%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어룡 회장 2.79%, 대신송촌문화재단 1.55%, 양정연 1.44% 등이다.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더하면 오너일가의 총 지분율은 17.67%에 이른다. 통상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대주주 지분이 유통 물량 기준으로 30%인 점을 감안하면, 지배력이 확고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대신증권이 2003년부터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매입해 온 자사주 비중이 총 발행 보통주의 25%가 넘고, 이를 상여 등의 명목으로 양홍석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게 지속적으로 지급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력은 높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배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는 양홍석 부회장의 최대 과제는 초대형 IB 진입이다. 초대형 IB 자격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재무건전성 확보, 대주주 적격성 등이 요구된다. 대신증권은 2024년 기준 자기자본 3조3153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종투사 지정으로 일단 초대형 IB 진입을 위한 첫 관문은 통과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가가 몇 년째 오르지 않는 등 주주가치 제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벌 계열이나 은행 계열이 아니면서도 40년간 업계 상위권을 지켜온 대신증권. '큰大 믿을信'이라는 슬로건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이 회사가 3세 경영 체제 아래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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