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4.29(화)

SK이노베이션, 비상경영 체제 돌입 왜?

배터리·정유·화학 동반 침체... 5월 연휴 끝나면 강도높은 체질개선

안재후 CP

2025-04-29 14:19:54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SK그룹 에너지부문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이 5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다. 주력 사업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회사 차원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선제적으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5월 초 '비상경영'을 선포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임원 조기출근 확대, 매주 비상경영회의 개최를 비롯해 각종 회의·교육 축소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계열사 내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의견을 청취한 뒤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비상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SK 핵심 관계자는 "5월 초 연휴를 마친 뒤 7일께 전사 차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메시지가 나올 예정"이라며 "다만 비상경영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 대신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방위적 사업 부진으로 위기감 고조

SK이노베이션이 비상경영에 나서는 것은 회사 안팎으로 커지는 위기감 때문이다. 배터리사업부인 SK온의 사업 부진 장기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 정유·석유화학 사업에서도 유가 하락과 중국발 대량 공급 이슈가 덮쳤다. 이처럼 핵심 계열사의 연쇄적인 실적 부진이 우려되자 내부적으로도 분위기 쇄신과 위기의식 고취를 위한 결단을 내렸다.

특히 위기의 중심에 있는 SK온이 지난해 7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임원 연봉 동결, 비용 절감에 나선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까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위기감이 에너지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적자폭 확대가 커지고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실적 회복이 더뎌지면서 SK이노베이션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화학 계열사인 SK지오센트릭 역시 중국발 물량 공세로 인한 적자폭 확대로 SK이노베이션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게다가 에너지사업의 핵심 축인 정유사업 계열사 SK에너지 역시 유가 하락과 이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로 1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특히 고금리·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둔화가 이어졌고, 수출 시장에서는 아시아 경쟁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주가 추락과 실적 우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 7일 9만 7700원(종가 기준)으로 10만 원 아래로 추락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처음 10만 원을 돌파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5만 원이 깨졌던 2020년 3월을 제외하곤 계속 10만 원대를 지켜왔으나,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화학 사업 호조와 배터리 기대감이 맞물린 2021년 2월에는 3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30일 발표 예정인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가 추정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860억 원이지만, 1분기가 끝난 후 실적을 추정한 8곳 중 4개 증권사가 영업손실을 전망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업계 경쟁사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손실이 215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1000억 원 이상 적자가 컸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차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1분기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2분기에는 적자 전환을 전망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재무구조 개선 위한 전방위적 노력

SK이노베이션은 비상경영 선언에 앞서 최근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일부 이룬 데 이어 최근에는 각종 핵심 자산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도시가스 계열사의 핵심 자산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코원본사 용지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오는 6월께 인수자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E&S 일부 사업부에 대한 부분 매각 또는 통매각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와 더불어 중복 상장 이슈 등으로 기업공개(IPO) 추진이 어려워진 윤활유사업부 SK엔무브에 대한 사업 재편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논의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반등 가능성과 시장 공략 계획

다만 전사적 시각으로 살펴보면 긍정적 요인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정유, 석유화학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독일 전기차 판매 회복과 미국 현대·기아차향 판매 증가로 유럽과 미국의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며 배터리 부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지 전기차 판매 대수는 11만29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하는 회복세를 보였다.

SK온은 헝가리에 있는 코마롬 1·2공장과 이반차 공장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이반차 공장은 최신 자동화 설비를 기반으로 지난해 2분기 상업 생산을 개시해 가동 3개월 만에 수율 90%를 달성하며 빠른 안정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분기부터는 업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이는 관세 전쟁이 완화와 유예로 방향을 선회하며 정제마진이 지난주부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석유화학과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전사적 역량과 자원을 결집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4000억 원 모집에 1조 76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등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온 적자폭 축소와 SK E&S의 트레이딩 사업 실적 회복, 순차입금 축소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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