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초읽기에 들어간 인수승인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은 지난 1월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금감원이 지난달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을 3등급으로 낮춰 자회사 편입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지주사가 금융당국에서 자회사 인수를 승인받으려면 종합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임종룡 회장이 실낱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곳은 금융위다.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경영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미만이라도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번 주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현재 분위기로선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회장과 김병환 위원장은 경제부처에서 선후배 관계로 함께했고 금융위원장 자리도 시차를 두고 이어받았다. 그만큼 업무적으로 인간적으로 가깝다는 얘기다. 반면 임종룡 회장과 이복현 원장은 악연으로 이어졌다.
임종룡 회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으로 재기했을 때도, '최순실 사건' 특검팀에 합류한 이복현 원장과 만났다. 당시 이복현 원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을 주도하며 간접적으로 임 회장의 정치적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두 사람의 대립이 표면적으로 나타난 것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다. 이복현 원장은 임종룡 회장과 당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부당대출 사실을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은 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법적·제도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임종룡 회장 재임 기간 중 추가 불법대출 사례까지 발견됐다고 직접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 심사와 두 사람의 개인적 인연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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